#21.
문제는 바로 이 테이크아웃 음료가 아니겠나 싶습니다. 테이크아웃은 매장에서 먹는 것이 아니라 편하게 들고 다니면서 언제 어디에서든 먹으라는 의미에서 나온 것입니다. 그런데 양이 많아도 너무 많습니다. 정상적인 식습관이나 위를 가진 사람의 입장에서 봤을 때, 테이크아웃 형태의 음료는 한두 번에 걸쳐 다 마시기가 어려울 정도로 양이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벤티' 사이즈는 더 많습니다. 한 번씩 벤티로 주문해 들고 다녀 보면 그런 생각이 듭니다. 이거 뭐, 물로 배를 채우라는 뜻인가, 하고 말입니다.
사실 가격으로 따지면 사이즈별로 가장 가성비가 좋은 건 벤티인지도 모릅니다. 그 말은 각 사이즈별로 가격 차이가 그리 나지 않는다는 얘기입니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이왕 마실 거면 가장 저렴하게(?) 마실 수 있는 벤티 사이즈를 선호하게 된다는 것이겠습니다. 어떤 사이즈의 것을 마시건 간에 그건 개인의 자유입니다. 자기 돈 내고 자기가 마시겠다는 데 뭐라고 할 수 있을까요? 다만 마셨으면 인간적인 최소한 도리는 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흔히 하는 말로 '처먹는 놈 따로 있고 치우는 놈 따로 있나'라는 상황에 이른다면 그건 누가 봐도 음료를 마신 사람들이 잘못된 것이겠습니다.
옆에 쓰레기통 보이시나요? 이 음료를 마신 누군가가 어쩌면 그 나름 생각해서 저렇게 그냥 위에 놔두고 간 건지도 모릅니다. 음료가 있는 채로 쓰레기통 속에 버리면 날파리만 잔뜩 꼬일 테니까요. 만약 그런 기특한 생각을 했다면 그냥 들고 가서 제대로 분리해서 버렸으면 어땠을까요?
별 것 아닌 것이지만, 아침부터 저 모습을 보고 나서는 몹시 불쾌했습니다. 기본은 지키고 살아가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저 자신에게 한 번 더 힘주어 강조해 본 아침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