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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작이 Aug 23. 2024

아들 오는 날

2024년 8월 23일 금요일, 낮 최고기온 35도, 폭염 경보 발령


오늘은 조금 설레는 주말이다. 3주 만에 아들이 집에 오는 날이다. 지금까지는 매주 금요일 저녁에 내려와 일요일 아침에 올라가곤 했다. 그런데 2주 동안 오지 못했다.


지지난주는 룸메이트가 코로나에 확진되는 바람에 올 수 없었다. 괜히 왔다가 집에 있는 고3 딸이 확진되면 골치 아프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주는 부서 회식이 있어서 못 왔다. 코로나에 걸린 아들의 룸메이트 때문에 예정된 회식이 한 주 밀렸기 때문이다.


사람이, 아니 나라는 인간이 꽤 간사스럽다. 군복무 중인 아들이 자주 오는 것만 해도 어딘데 2주 못 봤다고 이 난리니까 말이다. 40분 전에 부대에서 버스를 탔다고 했다. 넉넉잡아 세 시간 후면 대구에 도착한다. 내린 곳에서 20분이면 집에 올 수 있다.


11시가 되면 아들을 볼 수 있게 된다. 그래서 다른 날보다 오늘 더 설렌다. 뭐, 할 수 없다. 호강에 겨워 요강에 똥 싸고 있다 한들 무슨 상관인가? 자식을 군대에 보내놓은 부모의 마음은 매한가지일 테다. 가능하다면 더 자주 보고 싶은 게 부모의 당연한 마음 아니겠는가?


시쳇말로 이번 주말은 우리 가족의 완전체가 결성되는 날이다. 수능이 채 100일도 남지 않아 어딜 가지는 못하겠지만, 아들 녀석이 푹 쉬었다가 복귀할 수 있게 해야겠다. 내일, 단 하루뿐인 네 식구와의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고민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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