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22일 목요일, 낮 최고기온 34도, 폭염경보 발령
오늘까지는 퇴근이 늦다. 일찌감치 저녁을 해결하고 시원한 커피 한 잔을 마셨다. 여전히 더운 날씨, 에어컨이 나오는 밀폐된 공간이 지금으로선 가장 쾌적한 환경으로 보인다. 과연 매장 주인이 오늘 하루 환기를 얼마나 자주 했는지는 알 수 없다. 설령 꽤 텁텁하고 묵직해도 눅눅하고 끈적끈적한 느낌보다는 견디기 수월할 테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리도 시원하게 불던 바람이 자취를 감춰 버렸다. 마치 내가 언제 그랬어, 하는 투였다. 거짓말처럼 잠시 바람이 머물다 간 자리엔 다시 폭염이 버티고 섰다. 입이 보살이라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니었다. 선선하다고 호들갑을 떨었을 때 알아본 셈이다. 고작 두 시간 정도만 머물다 사라진 그 자리엔 씁쓸한 뒷맛만 남았다.
처서 매직이 아니겠냐는 말이 채 사라지기도 전이었다. 더운 건 견딜 수 없지만, 조금 전의 난데없는 그 선선함보다는 확실히 지금의 느낌이 제격이다. 늘 하는 말을 또 해야겠다. 여름은 더워야 정상이다. 덥지 않고 춥기를 바란다면 그건 순리를 거스르는 것이 된다.
그나마 이 정도라서 다행이라고 여길 작정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입이 보살이라고, 덥다 덥다 하면 더 더워질지도 모른다. 그래 이만하면 버틸 수 있다. 게다가 집으로 가고 있으니 이제 30분만 있으면 씻을 수 있다.
잘 버텼고 무탈하게 하루를 또 떠나보냈다. 다가올 내일은 또 어떤 모습일지 알 수 없으나 내일 걱정은 내일 하는 게 맞을지도 모른다. 열두어 시간의 재충전 뒤에 다시 집을 나서야 하니 지금이라도 좀 쉬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