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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작이 Aug 30. 2024

기특한 아들

2024년 8월 30일 금요일, 낮 최고기온 34도, 폭염주의보 발령


눈 깜짝할 사이에 또 한 주가 지나갔다. 시간의 속도가 가히 무서울 정도다. 날짜와 요일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냥 이런 느낌이다. 음. 월요일이네. 잠시 후, 뭐야, 벌써 금요일이잖아.


토요일과 일요일은 마치 원래 존재하는 날이 아니라 덤으로 얹힌 날 같다. 허둥지둥 맞이하게 되는 주말, 특별한 뭔가를 계획했을 리도 없다. 그냥 내게 놓인 이틀을 이어갈 뿐이다. 출근하지 않는다는 것만 다르다. 주말이라고 뭐 별 게 있을까?


퇴근하자마자 오늘도 저녁 7시 셔틀버스를 타고 오나 싶어 아들에게 톡을 넣었더니 최근 긴 기간의 훈련을 마치고 일찍 보내 주더라면서 벌써 처가에 가 있다는 답장이 왔다. 첫 손자이기도 했지만, 아들이라는 이유로 어쩌면 더 큰 사랑을 주신 외할아버지와 여할머니를 끔찍이 생각하는 녀석다운 행동을 했다. 기꺼이 칭찬해 줬다. 시대가 아무리 변했다고 해도 어른을 공경하는 그 가치는 변하지 않아야 한다.


이래서 내가 꼰대일 수밖에 없는 걸까?


모르겠다. 나 역시 지금보다 더 늙어서 손자에게 극진한 효성을 바라는 건 아니지만, 그냥 그런 생각이 든다. 나도 어쩔 수 없이 늙어가는가 보다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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