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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작이 Aug 31. 2024

소설의 소재를 찾아보세요.

#4.

소설을 쓰려면 여러 가지 해야 할 일들이 많습니다. 어떤 내용으로 소설을 쓸 것인가를 결정해야 하고, 배경에 있어서 시간과 장소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도 고민해야 합니다. 또, 어떤 인물들을 등장시켜 이야기를 이끌어 갈 것인지, 그리고 어쩌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스토리를 구성하는 주요 사건들을 어떤 내용으로 구성해 배치할 것인지 등에 대해서도 망설임 없이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그렇게 보면 흡사 글쓰기는 가로 19개의 점과 세로 19개의 점, 즉 361개의 점 위에 놓을 수 있는 바둑처럼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무궁무진한 경우의 수가 나올 수 있는 작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앞서 말한 선결과제를 우선 해결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긴 합니다.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은 아마도 작품의 소재 찾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소재 찾기는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닙니다. 우리가 평소에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들었을 때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소모하게 하거나 심지어 쓰려던 마음을 접는 경우도 이 소재 선정에서 애를 먹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막상 여러 가지 소재들이 떠오르긴 해도 어떤 것은 막상 쓰게 되면 너무 방대해질 것 같은 염려가 들어 지레 겁을 집어먹고 포기하게 만들기도 하고, 또 어떤 것은 그 나름대로 글로 쓰기엔 너무 시시하기 짝이 없다고 생각되기도 합니다. 이유가 어찌 되었건 간에 우리에게 찾아온 소재가 될 만한 것들은 하나하나 검토하여 선별해야 합니다. 떠오른다고 해서 그 많은 것들을 모두 작품 속에 담아낼 수는 없으니까요.


사실 모든 것은 생각하기 나름인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보면 소재를 찾는다는 것도 어찌 보면 힘든 일일 수 있지만, 또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가만히 있을 때 누군가가 우리에게 소재를 덜컥 던져주거나 귀띔해주지는 않습니다. 만약 그렇게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가령 문득 소설을 쓰고 싶은데 무엇에 대해서 써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을 때 차라리 누군가가 '이것에 대해 써 보는 게 어때?' 하며 소재를 던져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니까요. 애석하게도 소재를 찾는 과정은 처음부터 끝까지 전적으로 혼자 감당해야 하는 일입니다.


과연 어떻게 하면 글의 소재, 즉 글감을 찾을 수 있을까요?     

첫째, 주변을 세심하게 관찰해 보시라는 말씀을 해드리고 싶습니다. 내 눈앞에 펼쳐지는 일들이 왜 일어났고 그래서 어떤 전개 과정을 보이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또 알고 있는 사람이든 혹은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든 마찬가지의 방식으로 그들을 면밀히 관찰해 볼 필요도 있습니다. 누군가가 특정한 행동을 할 때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그런 행동을 해서 어떤 결과를 야기했는지 등을 살펴보시면 새로운 글의 소재에 대한 실마리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보면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소설을 쓰는 데 있어 일종의 참고서 역할을 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정제된 글의 소재는 충분히 훌륭한 글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법입니다.


둘째, 소재를 찾기 위해 고심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걸 소재로 삼아보시라는 말씀을 해드리고 싶습니다. 글감을 찾을 때 수많은 자료들을 참고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많은 대화들을 나누는 과정을 통해 얻는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는 것쯤은 저 역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이런 방식으로 글감을 찾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자료가 뒷받침된 글이 깊은 설득력을 갖는 작품이 된다는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한 편의 글을 쓸 때마다 방대한 자료를 조사해야 한다면 글을 쓰는 데 있어 너무도 많은 품이 들어가게 되고, 그만큼 작품 집필에 소요되는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쉽게 말해서 이런 식으로 글을 쓰다 보면 지쳐서 나가떨어질 우려가 크다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은 어쩌면 우리가 글을 쓰는지 모를 수도 있습니다. 이건 논외의 얘기입니다만, 별로 친하지 않은 사람이거나 직장 동료 같은 이들에게는 우리가 글을 쓴다는 사실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애써 숨길 필요는 없다고 해도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관계가 아니라면 아무에게나 드러낼 만한 일은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우리에게 하나의 비수가 되어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상황이 이렇다면 주변 사람들을 통해 글감을 찾는다는 것이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은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여기에서 저의 짧은 경험을 말씀드리자면 오랜 시간 들인다고 해서 더 나은 글감이 나온다는 보장이 없더라는 것입니다. 특히 저처럼 하루에도 2~3편 이상의 글을 쓰는 사람들은 소재를 찾는 데 너무 긴 시간을 할애할 수 없습니다. 이때 요긴하게 활용되는 방법이 바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걸 글의 소재로 삼아보는 것입니다.


셋째, 살아가면서 우리가 하게 되는 다양한 경험들에서 소재를 선정해 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아시다시피 경험이라는 것은 직접적인 것과 간접적인 것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물론 우리는 살아가면서 직접적인 경험보다는 아무래도 간접적인 경험을 더 많이 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접적인 경험을 토대로 쓴 글은, 그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게 해 주고 강한 설득력과 현실감 및 생동감을 갖게 해 줍니다. 그런데 모든 사람들이 직접 경험을 바탕으로 글을 쓸 수는 없습니다. 미국을 가봐야만 미국을 배경으로 글을 쓸 수 있고, 살인자의 심리를 알기 위해 살인자가 되어야 한다면, SF 소설이나 판타지 소설 등을 쓰는 사람들은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직접적인 경험이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거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경우에 우리는 어쩔 수 없이-실은 차선책을 선택할 수밖에 없습니다만- 간접 경험에라도 의존하여 글을 써야 하는 것입니다. 누군가에서 들은 얘기, 책에서 읽었던 내용, 그리고 영화에서 본 장면 등에서 힌트를 얻어 글을 쓰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보면 우리 주변에는 글의 소재로 삼을 만한 것들이 널리고 널려 있습니다. 다만 우리가 캐내지 못하고 있거나 캐내긴 했는데 이걸 도대체 어떻게 가공해야 하는지 모르고 있는 것입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든 모든 것은 생각하기 나름이고, 습관을 어떻게 들이느냐에 그 모든 성패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글의 소재를 찾는 방법에 제가 말씀드린 이 방법들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세심한 관찰을 통해, 다소 즉흥적이고 즉각적인 사고를 통해, 그리고 다양한 경험들을 통해 글감을 찾는 훈련을 하신다면, 앞으로 보다 더 좋은 글을 쓰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혹시 지금도 글의 소재를 찾는 데 애를 먹고 있다면 한 번 적용해 보시면 어떨까 하는 말씀을 드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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