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작이 Sep 05. 2024

별일 없던 하루

2024년 9월 5일 목요일, 낮 최고기온 36도, 폭염주의보 및 폭염경보 발령되지 않음


최근 들어서는 오늘이 가장 무더운 날씨였다. 그런데 그건 어디까지나 수치상의 기록일 뿐, 실제로 체감되는 정도는 그만큼 되지는 않는 모양이었다. 낮 최고기온이 36도나 됨에도 불구하고 폭염경보는 고사하고 폭염주의보조차 발령되지 않았다. 뭐, 그렇다면 견딜 만한 더위였다는 얘기겠다. 하긴 오늘 하루를 돌아보니 햇볕은 꽤 강했지만, 습도는 그리 높은 것 같지는 않았다.


"어제까지만 해도 가을이 왔다고 좋아했더니 그러면 그렇지."

낮에 누군가가 한 말이었다. 기상 예보에서도 그런 말이 있었고, 나 역시도 아직 무더위가 한 달 정도는 남았을 거라고 했을 때 그분은 아니라고, 이제 가을이 오고 있다고 했었다. 맞다. 그리 쉽게 물러갈 더위가 아니다. 게다가 여기는 대구, 즉 대프리카 아니던가?


오늘 하루도 무탈하게 잘 보냈다. 늘 그랬던 것처럼 학교에서도 별 탈 없이 아이들과 하루를 지냈다. 아이들이 하교한 뒤에 한숨을 돌렸다. 사실 그건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상황이었다. 아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이 어쩌면 우리의 거취와 관련되어 있으니 아이들의 동향에 따라 우리의 근황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아무 일 없이 하루를 살았고, 아무 말썽 없이 아이들을 집으로 보냈으니 그것만 해도 오늘 하루는 나름의 수확은 있는 셈이었다.


이제 다음 주 학부모 초청 공개수업 준비만 하면 된다. 학예회는 이미 학부모를 초청하지 않기로 결정되었으니 자체적으로 알차게 꾸려나가는 데에만 초점을 두면 될 테다.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꽤 긴 데다 시간도 만만치 않게 걸리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돌아가도 일단은 될 것 같다.


별일 없이 오늘 하루를 잘 넘긴 나에게 수고했다고 어깨를 두드려 주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대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