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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작이 Sep 04. 2024

대화

2024년 9월 4일 수요일, 낮 최고기온 32도, 폭염주의보나 폭염경보가 발령된 것은 아니나 그것 못지않게 찌는 날씨


역시 사람은 사람과 대화를 해야 한다. 어찌하다 보니 나보다 1살 많은 사람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게 되었다. 속이 꽤 후련해졌다. 나이가 들면 입은 닫고 지갑을 열라고 했던가? 어딜 가도 말할 데가 없다. 더 서글픈 건 내 얘기 따위는 들어주는 세대도 아니다.


맞다. 굳이 들어야 할 이유도 없다. 저마다 할 얘기가 얼마나 많을까? 그런 가운데 내 얘기를 들어달라고 타인에게 강요하는 것은 그야말로 경우 없는 사람이 되고 말 뿐이다. 그래서 당연히 그 어느 누구에게도 강요하지 않는다.


오늘은 정말 우연한 계기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혹시 무슨 일 있으세요? 안색이 안 좋으신데요."

그분의 그 한 마디가 물꼬를 텄다. 물론 그냥 예의상 한 질문에 내가 눈치 없이 미주알고주알 늘어놨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난 믿는다. 내 또래의 연배들은 최소한 주변을 둘러보는 여유를 가졌다는 걸 말이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외쳤던 그 남자의 심정을 알게 되었다. 그 중요한 비밀을 담고 있느라고 얼마나 힘들었을까? 욕구를 배설하는 게 인간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듯 불만도 때로는 불평도 배설해야 한다.


오늘 내 얘기를 들어준 그 선생님이 너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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