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10일 화요일, 낮 최고기온 34도, 폭염주의보 발령
사람들은 하루가 참 빠르게 지나간다고 얘기한다. 한결 같이 뭐 했는지 모르겠는데 순식간에 지나간다고 말이다. 이건 분명 틀림없는 말처럼 들린다. 요즘 통용되는 말을 갖다 쓰자면 그야말로 순삭이다.
하루가 시작되는 아침은 더러 힘겨워도 조금만 움직이다 보면 금세 저녁을 맞이한 나를 보곤 한다. 가히 무서울 정도다. 길게 보면 죽음이 점점 다가온다는 뜻일 테니까. 그렇게 간 하루가 이틀이 되고 어느새 1주일을 넘어가 버린다. 허망하게 가 버린 1주일은 이내 한 달이 된다.
그런데 요즘 들어 시간이 참 더디게 간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바로 1000일 글쓰기에 도전하고 있는 순간이다. 오늘로써 228일째 글을 써 오고 있다. 꽤 오래전에 시작한 것 같은데, 이제 겨우 7개월 보름쯤 지났을 뿐이다. 다른 건 주마등 같은데 왜 유독 이것만 그런지 궁금했다. 내 나름으로 내린 결론은 이렇다.
늘 염두에 두면서 매일 규칙적으로 뭔가를 하고 있다면 그에게는 시간이 더디게 가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그래 봤자 결국은 눈속임에 지나지 않는다. 내가 어떻게 느끼건 간에 하루 24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흘러갈 테니 말이다.
다만 도대체 뭐 했는지 모르겠는데, 하루가 순식간에 지나가 버리고 말았다는 허망함은 덜 느껴도 되지 않을까? 결국은 일상적인 우리의 삶 외에 뭔가를 별도로 하는 게 좋다는 얘기가 될 테다. 시간이 느리게 가는 효과를 맛보려면 그것 만큼 좋은 일도 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