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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작이 Sep 14. 2024

토요일 같지 않은 토요일

2024년 9월 14일 토요일, 낮 최고기온 35도, 폭염주의보 발령


하마터면 토요일이라는 사실을 잊을 뻔했다. 집에서 쉬고 있으면 토요일이든 일요일이든 그게 뭐 그리 의미가 있을까? 게다가 명절 연휴가 시작되는 첫날이다 보니 토요일이라는 감흥도 없다. 평상시 맞이하는 토요일 같지 않다는 얘기다.


그래서인지 오늘은 도무지 뭘 했는지 모르게 하루가 다 지나가고 말았다. 시간의 흐름이라는 것이 어차피 인간과는 상관없는 것일 테다. 인간이 존재하기 수십 억 년 전부터 있었던 시간에 감히 인간 따위가 대적한다는 게 우습다. 내가 시간을 지배하는 게 아니라 시간에 내가 끌려가는 것이다. 그래서 나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시간은 갈 뿐이다. 시간이 다 지나고 난 다음에야 지금의 나처럼 이런 생각을 갖게 된다.

'오늘 하루 내가 뭐 했지?'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든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하루종일 빈둥대든 시간은 간다는 말이다.


다 좋은데 이러면 내일도 마찬가지의 흐름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오늘이 토요일 같지 않은 토요일인 것처럼 내일은 일요일 같지 않는 일요일을 보내게 된다는 말이다. 하루하루를 쪼개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겐 이래서 연휴가 달갑지 않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지나가는 날이 뭉터기니 좋을 리가 있겠냐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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