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13일 금요일, 낮 최고기온 도, 폭염주의보 발령
오늘 하루만 지나면 긴 연휴에 돌입한다. 14일(토)부터 18일(수)까지 무려 5일간이나 쉬게 되었기 때문이다. 말이 그렇지, 5일이면 꽤 긴 기간이다. 그래서인지 오늘은 아침부터 학교 분위기가 어수선했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들떠 있고, 어른들도 마찬가지였다.
아침자습 시간에 교무실에 동학년 선생님들이 모두 모여 교감선생님과 교장선생님께 명절 인사를 드리러 갔다. 요즘 젊은 선생님들은 그런 걸 왜 하냐, 굳이 꼭 해야 하냐,라고 하지만, 아무리 세상이 변했다고 해도, 본질적인 가치는 변하지 않는 법이다. 한 직장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명절을 앞두고 상사에게 혹은 직급상 윗사람에게 명절 잘 보내고 오시라는 인사 정도는 하는 게 맞다고 본다.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하며 비난하거나 손가락질을 해도 상관없다. 인사를 끝내고 교실로 돌아오니 마음이 후련했다.
생각해 보면 죽을 만큼 싫었던 연휴 기간이었다. 살얼음을 걷게 했던 그 긴 시간들을 끝내 묵묵히 통과해 왔다. 조금은 낯 간지럽지만 이제 이 정도의 연휴는 충분히 즐길 자격이 있다고 본다. 그래서 이번 5일간은 어떻게든 보람 있고 잘 쉬어 보려 한다.
우선 지금 쓰고 있는 소설, '시간 그리고 기억'의 완결을 앞두고 있으니, 가다듬고 또 가다듬는 데 시간을 들일 생각이다. 다음 소설은 '악의 씨'이다. 역시 제대로 구상을 해서 마음 놓고 써봐야겠다.
비록 명절 연휴이긴 하지만, 어느 정도는 편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이유가 있다. 아버지와 어머니 두 분 다 돌아가시고 안 계시기 때문이다. 처가에만 하루 잠깐 들러 인사만 드리고 오면 된다. 게다가 딸이 고3이니 어디 여행 가거나 하는 등의 계획은 없다.
가장 보람 있고 알찬 5일간의 연휴를 보냈으면 하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