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오늘 치과 진료가 끝이 났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아랫니 네 개의 임플란트 건입니다. 오늘 간호사가 그러더군요. 1달 후에 와서 나사만 조이면 된다고 말입니다. 그 말에 일단 한 시름 놓았습니다. 오며 가며 참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흔들리던 두 개의 치아를 발치해야 한다고 결정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족히 반년은 걸린 것 같습니다. 아, 물론 제 기억의 오류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그만큼 오래 소요되었다는 겁니다.
사람들이 대체로 치과에 대해서 공포감이 있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특별히 제가 치과 방문을 꺼리는 건 아닙니다. 비용 문제나 통증 때문에 잘 가지 않는 게 아닙니다. 입속에서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시술 도구들의 이물감과 그 특유의 소리가 싫기 때문입니다. 뭐랄까요, 진료가 끝나고 나서도 한참 동안 이명으로 남은 것 같다고나 할까요? 아마도 그래서 이가 조금 흔들리기 시작했을 때 바로 치과에 가지 않고 버틴 게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몇 년 전 윗니 임플란트 시술을 하면서 진이 빠질 정도로 치과를 왔다 갔다 했었습니다. 늘 예약을 하고 갔지만 앞선 환자들의 시술 시간이 길어지기 일쑤라 예약 시간이 되어도 대체로 기다려야 했습니다. 이름이 호명되면 자리로 가서, 보기 흉하게도 의사나 간호사 앞에서 입을 마냥 벌리고 있어야 했습니다. 치과를 다녀본 사람들은 그런 느낌을 어쩌면 가졌을지도 모르는데, 제 입속을 혹은 제 치아를 마치 물건 다루듯 한다는 느낌이 강해서 다소 불쾌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 생각이 들어서인지 다른 병원을 갈 때보다도 치과 진료를 앞두고 있으면 기분이 썩 유쾌하진 않았습니다.
2주를 기다려 한 번씩 정기 검진을 받았습니다. 처음 검진을 받았을 때 아랫니 두 개가 흔들려 발치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건 저도 알고 간 것이니 이견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던 의사가 그 옆에 있던 다른 이 두 개도 흔들린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것들을 모두 발치한 뒤에 임플란트를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의사가 그렇게 말하면 그런 줄로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발치를 하고 난 뒤에는 마냥 기다림의 연속인 시간들이었습니다. 보조 치아 제작을 위해 본을 떠야 했습니다. 임플란트 치아를 넣기 전까지 임시로 하고 다녀야 할 치아라고 했습니다. 발치한 상태로 다닐 수는 없으니까요. 본뜬 보조 치아가 맞는지 안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또 병원에 갑니다. 말은 세 달 정도만 착용하고 있으면 된다고 했는데, 중간중간에 잇몸의 상태를 검사할 때마다 시기가 계속 늦춰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어차피 임플란트 시술과 관련한 비용은 전부 결제한 상태였습니다. 적어도 이 임플란트 건이 끝나기 전까지의 모든 비용은 다 포함된 것이었으니 병원으로선 굳이 시술 기간을 끌 이유는 없었습니다.
어쨌건 간에 병원 갈 때마다 그런 기분이 들었습니다. 종합병원에 가서 1시간 넘게 대기하고 있다가 막상 제 차례가 되어 3분도 안 되어 진료가 끝나고 나오던 그 기분 말입니다. 아무튼 오늘 임플란트 치아를 이에 부착하고 나오면서 앓던 이 빠진 듯 속이 후련했습니다. 아마도 1달 뒤에 확인 차 내원하고 나면 다시 갈 일은 없을 듯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