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2일 화요일, 맑은 가을 날씨
하루가 쌓인다. 그 위에 또 막 하루가 쌓였다. 어제도 어김없이 하루가 흘러갔고, 오늘도 변한 것 없이 또 그렇게 갈 시간은 가고 만다.
아직은 4시 57분, 어두워지려면 약간은 기다려야 한다. 특별히 어둠을 기다릴 이유는 없으나, 아무래도 사람은 밤에 더 솔직해지기 마련이다. 막말로 타인에게는 그렇다고 쳐도 나 자신에겐 솔직해야 한다. 나를 속여서 뭘 기대할 수 있을까?
그래서 내게 물어본다. 괜찮냐고 말이다. 솔직한 답이 필요할 테다. 전혀 괜찮지 않다. 그냥 아무 일 없는 척, 멀쩡하게 잘 살아가는 척할 뿐이다. 아마도 아직은 그렇게 해도 될 것 같다. 어차피 혼자 사는 세상이다. 나를 대신해서 살아줄 사람은 없다.
그건 시간이 지나면서, 나이가 점점 들어가면서 처절하게 깨닫게 되는 진리다. 오죽하면 여생을 보내는 데 있어서 가족도, 친구도 필요 없다는 말을 곧잘 한다. 아직 그 세계까지는 모르겠다. 내가 가 본 적 없는 세상이다. 아마도 웬만해서는 앞으로도 가 볼 기회가 없을 것 같다.
혼자라서 싫진 않다. 처음부터 완벽한 혼자였다면 참 좋지 않았을까? 이러는 나도 언젠가는 혼자가 될 것이다. 그날을 위해 미리 연습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