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제가 반 아이들에게 자유 시간을 주면 자주 하는 놀이가 있습니다. 바로 '마피아 게임'이라는 겁니다. 이런 게 문화의 소통 단절이 아닌가 싶은데, 그렇게 많이 보면서도 전 왜 그 게임에 아이들이 그토록 열광하는지 그 이유를 아직도 알지 못합니다. 아마 저보고 같이 하자고 해도 게임의 룰을 여전히 다 이해하지 못해 버벅대지 않을까 합니다.
한 번은 유심히 본 적이 있습니다. 선량한 시민이 있고, 경찰과 의사가 있습니다. 어차피 게임의 목적이 마피아 색출이라면 경찰은 이해가 가나, 의사는 왜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게임에 참여한 아이들이 모두 책상에 엎드려 있습니다. 누군가가 일어나 마피아, 경찰, 그리고 의사를 지정합니다. 엎드려 있을 때 등만 살짝 터치하는 것이니 다른 아이들은 누가 마피아인지 혹은 아닌지를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아침이 되었습니다.
이 한 마디와 함께 모든 참여자들이 눈을 뜨고 그때부터 마피아를 가려냅니다. 아무리 눈을 씻고 봐도 재미라고는 없어 보이는 게임입니다. 도대체 그걸 무슨 재미로 하냐고 물었더니 그러니 제가 아재라는 대답이 들려올 정도입니다. 늘 소극적인 태도가 두드러지는 아이들도 이 게임만큼은 제법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기까지 합니다.
인생이라는 것도 어쩌면 이 마피아 게임과 같은 게 아닌가 싶을 때가 있습니다. 겨우 잠에서 깨어 눈을 뜹니다. 아마도 누군가가 제게 '아침이 되었습니다'라고 속삭였는지도 모릅니다. 움직여야 한다는 신호입니다. 그때부터 저는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서둘러야 합니다. 마피아를 찾기 위해서입니다. 물론 마피아의 정체를 저는 알지 못합니다.
잘 보낸 하루의 끝을 맞이하거나 얼마 동안 공 들인 어떤 일의 결과물인지도 모릅니다. 그도 아니면 꼭 만나야 하는 누군가와의 소중한 시간이 저를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제게 의미가 있을 그 어떤 것을 맞닥뜨리기 위해 오늘도 전 이렇게 몸을 놀리고 있는 것입니다.
월요일 아침이 되었습니다.
다른 날의 아침보다 조금은 더 긴장감 있는 하루를 시작해야 한다는 신호입니다. 한 주간을 열어가는 월요일 아침이니까요. 오늘은 어떤 하루가 제게 준비되어 있을까요? 이번 한 주간은 무슨 일이 저를 기다리고 있을까요?
그러고 보니 오늘은 모처럼 오후에 여유 시간이 허락된 날입니다. 잠시 어딘가로 가서 쏜살같이 달아나고 있는 가을의 마지막 정취를 느껴볼까 합니다. 따뜻한 한 잔의 커피와 함께 몇 편의 글을 써 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