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유튜브에서 영상 몇 개를 보고 들었습니다. 흔히 말하는 숏츠 영상은 아닙니다. 이걸 두고 '어그로를 끈다'라고 하던가요? 검증되지 않은 불특정 다수가 아무 유익 없이 업로드해 놓은 동영상에 눈을 돌리는 일은 없습니다. 시간을 소일하기 위한 목적 외엔 그 어떤 타당한 이유도 없이 보고 싶은 마음은 없으니까요.
그나마 제가 판단했을 때 꽤 유익하다고 여겨지는 동영상을 볼 때가 있습니다. 물론 가끔 그러다 생각 없이 몇 시간째 들여다보는 제 자신의 모습에 놀랄 때도 있긴 합니다. 뭐, 어쩌겠습니까? 반드시 제가 봐야 한다고 간주하는 몇몇 개의 채널들을 구독해 놓은 상태이니, 유튜브에 접속하면 자동적으로 노출이 되는 그와 유사한 동영상에 눈길이 가는 건 저로서도 어쩔 도리가 없는 일입니다.
다만 너무 깊이 빠지지 않기 위해, 그래서 필요 이상의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 최대한의 자제력을 발휘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와 관련해 저는 하나의 수칙을 세워 놓았습니다. 무슨 일이 있든 유튜브 영상을 볼 때 한 번에 30분 이상의 시간을 들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이를 반드시 준수하고 있습니다. 다만 저도 사람이다 보니 아주 가끔은 어길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그냥 이 생각 하나만 합니다. 호랑이굴에 물려 가도 정신만 바짝 차리면 산다고 말입니다.
겨우 유튜브 좀 보는 일을 가지고, 호랑이까지 들먹이고 있으니 너무 거창한가요? 그만큼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으면 이 귀하고 아까운 시간이 순식간에 공중분해되고 말기 때문입니다. 한 번 가면 두 번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시간이 말입니다.
오늘은 '동기 부여'와 관련한 영상을 몇 개 찾아봤습니다. 아니, 봤다기보다는 소리만 들었다고 하는 게 맞는 표현일 것 같습니다. 손흥민 선수의 부친 손웅정 씨, 학원 1타 강사 한국사 전한길 씨와 영어 조정식 씨와 수학 정승제 씨, 그리고 운동 유튜버 김계란 씨 등의 생생한 목소리로 들었습니다. 마치 저에게 지금 뭘 하고 있냐고, 정신 차리지 않을 거냐고 호통을 치는 것 같더군요.
사실은 요즘 조금씩 나태해지고 있는 중인 듯합니다. 공부를 하긴 해야 하는데 졸음이 밀려오면 찬물에 세수라도 하듯 타인이, 특히 한 분야에서 괄목한 만한 성공이나 성취를 이룬 이들이 해대는 쓴소리가 듣고 싶어 졌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누누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밖에서 찾지 말라고 하면서도 정작 제 문제에서는 또 이렇게 슬쩍 외부의 힘을 빌려보려 합니다.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는 속담이 틀린 표현이 아닌 건 분명합니다.
그들은 하나 같이 말하고 있었습니다. 잘하려고 할 필요 없다고, 지금부터 당장 시작하면 된다고 강조합니다.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매일매일 조금씩 스스로의 힘으로 하나씩 해나가면 된다고 했습니다. 또한 그들은 모두가 거창하게 뭔가를 시작해도 한 달도 안 되어 90%의 사람들이 나가떨어진다고 했습니다. 어떤 분야에서 일정 부분의 성취를 이루려면 결국 경쟁자는 전체의 10%밖에 안 된다고 합니다. 그 말은 곧 꾸준히 하는 것만으로도 상위 10% 이내에 들게 된다는 것입니다. 최고의 반열까지는 못 들더라도 꾸준함만 유지된다면 상위권에 충분히 진입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네, 맞습니다. 제가 늘 제 주변 사람들에게 하는 얘기 그대로입니다. 또 이곳에서 글을 쓸 때마다 언급하는 내용들이기도 합니다. 옛 속담이 틀린 법이 없듯, 역시 문제에 대한 열쇠는 제 안에 있던 게 맞았습니다. 다만 가끔은 이런 쓴소리를 하는 사람의 목소리를 들을 필요는 있을 것 같습니다. 다 아는 소리라고 해도, 지금처럼 흐트러지거나 정신을 제대로 차리지 못하고 있을 때에는 따끔하게 한 마디씩 해 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만 해도 적지 않은 힘이 되지 않겠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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