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수요일입니다. 한 주간의 평일 중 한가운데 날입니다. 1000일 글쓰기의 오늘 자 글을 쓰다가 문득 제가 뭔가를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침부터 뭘 기다리냐고요? 오늘은 '수요질문'이 있는 날이니까요. '수요질문'은 말 그대로 수요일마다 하나씩 제시되는 질문입니다. 글쓰기 모임, 라라크루에서 요일별로 다양하게 실시되고 있는 글쓰기 프로그램 중 하나입니다.
라라크루에선 매주 월요일, 수요일, 금요일, 그리고 일요일에 각각 글쓰기 코너가 있습니다. 마침 적고 보니 격일로 있네요. 조금 더 상세히 적어 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월요일: 월요명문
수요일: 수요질문
금요일: 금요문장공부
일요일: 일밤지공
위의 네 가지 코너는 각기 특색이 있는 글을 쓰거나 읽을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월요명문'은 글쓰기와 관련된 명언이나 명문장을 찾아 이에 대한 생각과 느낌을 적는 코너인데, 부끄럽지만 제가 올리고 있습니다. '수요질문'은 라라크루 운영자들 중의 한 분인 신재호 작가님(브런치스토리 작가명 '실배')이 매주 어떤 질문을 제시하여 글을 쓰는 코너입니다. 이 질문에 대해 라라크루의 회원들은 질문 주제에 맞게 글을 쓰는 것이고요. '금요문장공부'는 책 등에서 발췌한 문장을 통해 공부하는 코너입니다. '일밤지공' 코너도 어쩌면 이와 유사한 코너라고 볼 수 있고요.
그렇게 보면 사실상 '수요질문'이 글쓰기에 있어서는 가장 기본에 충실한 코너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누군가가 던져 준 글감에 맞춰 글을 쓰는 방식으로 진행되니까요. 마치 논술고사에서 어떤 문제를 맞닥뜨린 그런 느낌입니다. 조금 전 오늘 자 글을 쓰다가 '오늘은 왜 아직 수요질문이 안 올라오지?' 하는 생각을 하던 참이었습니다. 평소에는 그냥 글이 올라오면 올라왔군, 이라고 하며 거기에 맞춰 글을 쓰곤 했는데, 정작 글제를 제시하는 작가님은 이 아침에 얼마나 바쁠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냥 개인적으로 출근 채비를 해서 집을 나서기만 하면 되는 저도 이렇게 바쁜 아침에 말입니다. 누군가는, 아침에 못 올리면 편하게 수요일 중 어느 시간대에라도 올리면 되지 않냐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만약 제가 이 입장이 된다면 아침에 못 올렸을 때 하루 종일 작은(?) 중압감을 느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호랑이도 제 말하면온다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니라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한창 '수요질문'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오늘의 '수요질문'이 올라왔습니다. 아직 내용을 확인해 보진 못했습니다. 다만 오늘 아침은 매주 수요일 아침마다 글감을 제시해 주시는 신재호 작가님께 감사한 마음을 꼭 전해 드리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가만히 앉아서 날름 받아먹기엔 더없이 죄송스러우나 역시 수요일엔 '수요질문'이 있어야 합니다.
매번 좋은 질문 던져 주셔서 고맙습니다, 신재호 작가님! 작가님 덕분에 매주 좋은 고민을 하게 되었고, 그 고민의 결과로 한 편의 글을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