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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작이 Dec 18. 2024

어떤 책임감

사백 쉰일곱 번째 글: 이 바쁜 아침에 말입니다.

오늘은 수요일입니다. 한 주간의 평일 중 한가운데 날입니다. 1000일 글쓰기의 오늘 자 글을 쓰다가 문득 제가 뭔가를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침부터 뭘 기다리냐고요? 오늘은 '수요질문'이 있는 날이니까요. '수요질문'은 말 그대로 수요일마다 하나씩 제시되는 질문입니다. 글쓰기 모임, 라라크루에서 요일별로 다양하게 실시되고 있는 글쓰기 프로그램 중 하나입니다.


라라크루에선 매주 월요일, 수요일, 금요일, 그리고 일요일에 각각 글쓰기 코너가 있습니다. 마침 적고 보니 격일로 있네요. 조금 더 상세히 적어 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월요일: 월요명문

수요일: 수요질문

금요일: 금요문장공부

일요일: 일밤지공


위의 네 가지 코너는 각기 특색이 있는 글을 쓰거나 읽을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월요명문'은 글쓰기와 관련된 명언이나 명문장을 찾아 이에 대한 생각과 느낌을 적는 코너인데, 부끄럽지만 제가 올리고 있습니다. '수요질문'은 라라크루 운영자들 중의 한 분인 신재호 작가님(브런치스토리 작가명 '실배')이 매주 어떤 질문을 제시하여 글을 쓰는 코너입니다. 이 질문에 대해 라라크루의 회원들은 질문 주제에 맞게 글을 쓰는 것이고요. '금요문장공부'는 책 등에서 발췌한 문장을 통해 공부하는 코너입니다. '일밤지공' 코너도 어쩌면 이와 유사한 코너라고 볼 수 있고요.


그렇게 보면 사실상 '수요질문'이 글쓰기에 있어서는 가장 기본에 충실한 코너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누군가가 던져 준 글감에 맞춰 글을 쓰는 방식으로 진행되니까요. 마치 논술고사에서 어떤 문제를 맞닥뜨린 그런 느낌입니다. 조금 전 오늘 자 글을 쓰다가 '오늘은 왜 아직 수요질문이 안 올라오지?' 하는 생각을 하던 참이었습니다. 평소에는 그냥 글이 올라오면 올라왔군, 이라고 하며 거기에 맞춰 글을 쓰곤 했는데, 정작 글제를 제시하는 작가님은 이 아침에 얼마나 바쁠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냥 개인적으로 출근 채비를 해서 집을 나서기만 하면 되는 저도 이렇게 바쁜 아침에 말입니다. 누군가는, 아침에 못 올리면 편하게 수요일 중 어느 시간대에라도 올리면 되지 않냐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만약 제가 이 입장이 된다면 아침에 못 올렸을 때 하루 종일 작은(?) 중압감을 느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호랑이도 말하면 온다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니라는 증명이라도 하듯, 한창 '수요질문'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오늘의 '수요질문'이 올라왔습니다. 아직 내용을 확인해 보진 못했습니다. 다만 오늘 아침은 매주 수요일 아침마다 글감을 제시해 주시는 신재호 작가님께 감사한 마음을 전해 드리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가만히 앉아서 날름 받아먹기엔 더없이 죄송스러우나 역시 수요일엔 '수요질문'이 있어야 합니다.


매번 좋은 질문 던져 주셔서 고맙습니다, 신재호 작가님! 작가님 덕분에 매주 좋은 고민을 하게 되었고, 그 고민의 결과로 한 편의 글을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진 출처: 글 작성자 본인이 직접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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