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를 맞아
여든 번째 글: 이젠 누려도 되지 않을까?
여전히 몸과 마음은 불편할 것 같다. 그래도 어찌 되었건 간에 다가오는 연휴는 어떻게든 보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모처럼 주어진 6일간의 황금연휴를 고스란히 날리게 된다.
추석 당일에 제사를 지내고, 30km 거리에 있는 부모님 산소에 다녀와야 한다. 인사를 드린 뒤 곧장 처가로 간다. 처가는 그곳에서 대략 40km. 명절에 이동하는 거리 치고는 꽤 짧은 거리다. 교통 체증을 느낄 여력도 없이 순조롭게 주행이 가능하다. 저녁을 먹은 뒤 대체로 난 혼자서 집에 온다. 다소 불편한 것도 사실이지만, 사오 년 전부터 그렇게 해왔기에 서로 간에 큰 거부감은 없다.
그러고 나면 무려 닷새라는 시간이 내게 남는다. 닷새라는 자유 시간, 어쩌면 생각만으로도 즐겁지 않을 수 없다.
일단 이번 연휴는 아들놈에게 집중할 생각이다. 11월 27일 입대를 앞두고 있어 누구보다도 마음이 심란해 있을 테니 다독여줄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나 역시 그랬었고, 대한민국 남자라면 거의 모두가 가는 곳이지만, 그래도 본인은 그렇게 마음의 여유를 못 느끼는 것 같다. 입대를 앞두고 두어 달 피트니스 센터에 가서 운동하겠다고 하니, 연휴로 쉬는 며칠을 제외한 나머지 날은 함께 운동하게 될 것 같다.
사실상 이번 연휴의 가장 큰 목표는 그동안 쓴 몇 개의 글을 다듬어서 브런치북으로 발행하는 것이다. 물론 목표는 공모전에 참여하는 것인데, 솔직히 욕심은 전혀 없다. 내 글의 수준은 누구보다도 잘 안다. 어디 들이밀 깜냥은 못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공모전에 참여하려는 이유는, 글을 조금은 더 모양새 있게 다듬을 수 있다는 것과 흩어져 있는 글들을 그럴싸하게 묶어놓을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현재 계획으로선 공모전에 신청할 브런치북은 대략 2권이다. 브런치스토리 활동 초반에 묶어 놓았던 학교이야기와 이번에 새로 묶어낼 명언으로 보는 글쓰기이다. 뭐, 나쁠 건 없을 것 같다. 기대는 전혀 하지 않으니 로또를 샀다고 생각한다면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려 볼 수 있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내가 할 일은 글에 대한 일종의 방향 정립이다. 연휴가 끝날 때쯤이면 아마도 300번째 글을 발행하게 될 것 같다. 1호부터 300호에 이르는 동안 어떤 변화와 발전이 있었는지, 또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글을 써나가게 될지 좀 더 다양하고 심도 있는 고민의 시간도 가져볼까 한다.
아무튼 이번 연휴는 꽤 바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