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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작이 Oct 17. 2023

댓글, 답글 쓰기도 글쓰기다.

여기에서 글을 쓰시는 대부분의 작가님들이 그러실 테지만, 저 또한 맞춤법과 띄어쓰기에 일종의 노이로제가 있습니다. 당연히 모든 사항을 알고 있진 않으나, 가능하다면 오류의 횟수를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올바르게 쓴 글은 곧 저의 얼굴이며, 그것이 제 글을 읽는 사람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한 편의 글을 완성하고 나서 맞춤법 검사기를 돌렸을 때, '오류가 없다'는 메시지를 확인하면 꽤 기분이 좋습니다. 물론 이 검사기라고 해서 100% 정확한 건 아니겠습니다만, 오류를 줄이는 데에는 확실히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한편, 이런 온라인 공간에서 글을 쓰다 보면, 그리고 타인이 쓴 글을 읽다 보면 또 다른 형태의 짧은 글을 쓸 때가 있습니다. 바로 댓글과 답글입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댓글은 누군가가 제 글을 읽고 단 글이거나, 아니면 제가 다른 분의 글을 읽고 단 글입니다. 그리고, 답글은 그런 댓글에 대한 말 그대로의 답장 형식의 글입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댓글과 답글을 쓰는 것을 두고 '글을 썼다'라고 표현하긴 어렵습니다. 그건 비단 글의 길이 때문만은 아닙니다. 이 짧은 분량의 글에 작성자의 생각을 오롯이 담아내는 데에 현실적으로 무리가 따르기 때문입니다.


한 편의 글이라는 것도 그렇습니다. 적어도 쓰는 순간에는 단방향 소통입니다. 말은 소통이라고 했으나, 엄밀히 말했을 때 그건 소통이 아닙니다. 글이 완전한 소통의 장이 되려면 최소한 글이 쓴 사람의 손을 떠나야 합니다. 즉 발행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때 글은 비로소 양방향 소통이 가능해집니다.

이때 양방향 소통에서 중요한 기능을 하는 것이 바로 댓글과 답글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우리가 꼭 유념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댓글과 답글을 쓸 때에는 상대방의 얼굴 표정이나 몸짓 등을 일일이 확인할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 말은 곧 자칫하면 오해를 불러일으키기가 쉽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본문에서는 절대 사용하지 않지만,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특수 문자나 한글의 특정한 자음이나 모음만을 사용하여 댓글과 답글을 적곤 합니다.


^^, ㅠ.ㅠ, ^^:;,. ㅋㅋ. ㅎㅎ


어떤 경우에 사용하는지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지 않아도 아시겠지만, 말이 난 김에 적어보겠습니다.


^^ ☞ 웃기는 글을 읽었을 때
^^:; ☞ 웃기면서도 뭔가 조금 짠하거나 그럴 때
ㅠ.ㅠ ☞ 안타까움이나 슬픈 감정을 드러낼 때
ㅋㅋ, ㅎㅎ ☞ 웃기는 상황일 때, 주로 '킥킥'이나 '하하' 등을 나타낼 때


제가 이런 기호(?)들을 글의 본문에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명백합니다. 어느 정도는 이들이 한글파괴에 일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앞에서도 말씀을 드렸듯, 댓글이나 답글을 달 때에는 저의 감정이나 얼굴 표정을 나타내기 위해, 글을 쓴 분에게 보다 확실하게 공감하고 있다는 표현을 하기 위해 쓰곤 합니다.


가끔 장문의 댓글이나 답글을 받게 될 때에는 필요 이상으로 긴장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드시 그런 건 아니라고 해도 대체로 항의성 반응이 나올 때 이런 댓글이나 답글을 받게 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긍정적인 피드백인 경우도 있긴 합니다. 그런 때에는 그 댓글이나 답글을 다신 분에게 한없이 감사한 마음이 들 뿐이겠습니다.


한 편의 글을 쓸 때, 각종 기호나 이모티콘 등을 사용하는 것은 사실상 올바른 언어 표현 방법에는 어긋나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신의 생각을 오롯이 담는 글에서는 어떤 이유에서든 이런 기호들을 배격해야 합니다. 다만 모든 것에는 예외가 있는 법,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고 상대방에게 글을 읽은 소감이나 적극적인 반응이라는 보다 더 효과적인 표현 성과를 얻기 위해, 댓글이나 답글을 적을 때 이런 기호들을 적극 사용하시길 조심스레 권해 드립니다.


사진 출처: https://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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