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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작이 Oct 19. 2023

참고해 볼 만한 책입니다.

023: 한승원의 『한승원의 소설 쓰는 법』을 읽고……

요즘 같이 아마도 글쓰기에 관해서 관심이 증폭되는 시기가 일찍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글쓰기와 관련한 책들이 많이 출간되어 있습니다. 수많은 관련 도서들은 독자에게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으나, 너무 범람하는 것도 적잖은 문제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읽어보지 않은 여타의 책들이 산적한 가운데 이 책에 대해서 논하기가 조심스러운 건 사실입니다.


우선은, 한승원 작가의 이 책은, 소설을 쓰려는 사람들에겐 하나의 훌륭한 지침서가 될 수도 있겠단 희망이 엿보였습니다. 벌써 85세의 나이가 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원로 작가 중의 한 분인 한승원 선생, 오히려 소설가 한강씨의 부친으로 더 잘 알려진 그의 소설 쓰기 방법에 관한 책……, 글쎄, 뭐랄까요? 뭐라고 딱 꼬집어 이렇다 저렇다고 표현하기가 애매한 책이긴 했습니다.    

 

마치 대학 교양 과정 중의 문학개론이라든지, 혹은 창작론에 관련된 내용들을 학습하는 기분이 들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책 자체가 다분히 실제적이긴 했습니다. 하지만 조금은 아쉽게도 부가 설명이 부족한 듯한 느낌이 없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을 쓰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어떻게 하면 좋은지에 대해서 간략하게나마 서술되어 있었다는 건 어쩌면 이 책이 가진 최대한의 장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마도 부족한 설명 부분은 좀 더 깊은 생각이 뒤따라야 할 것이고, 실제적으로 글을 쓰면서 적용해 나가야 할 문제로 보이기도 합니다.


다음으로, 이 책은 수많은 예문을 싣고 있었습니다. 이것은 소설 쓰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소설 쓰기나 작품을 읽는 시각의 확장이라는 면에서 이해를 도울 것 같습니다. 제 개인적인 식견에선 좀처럼 그렇게 읽어낼 수 없는 부분들에 대해서, 한승원 선생의 특정 작품에서 읽어 낸 코드를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소설이란 형식을 띤 글을 쓰면서 '아! 이런 부분에선 갈등의 조장이 미약했구나!'라든지, '이 등장인물은 개성이 너무 뚜렷하지 못한 것 같구나!' 하는 등의 생각들도 할 수 있었습니다.     

어떻게 생각해 보면 하나의 보물지도 같다고 생각해도 무방할 것 같기도 합니다. 일단 시키는 대로 따라가 보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게 보물이든 유골이든, 뭐라도 캐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단 희망을 품을 수 있지 않을까요?     


이 책 속엔 무수히 많은 팁들이 존재합니다. 그 많은 팁들을 여기서 소개하기엔 사실 너무 버거우니, 목차 중의 일부분만 발췌해 봐도 이를 쉽게 짐작하고도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제4강 소설 속의 이야기는 어떻게 얽어 짜는가     

제5강 거짓말 이야기 혹은 '허구' 만들기     

제6강 설정한 인물들이 갈등하고 대립하게 하라     

제8강 서두에서 독자를 사로잡고 결말에서는 긴 여운을 남겨라     

제11강 소설 문장은 소설 문장답게 써야 한다     

제12강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해서는 수사법을 익혀야 한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간략한 설명이 나와 있고, 이런 팁들과 관련해서 잘 제작된 기존의 작품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물론 이 부분은 소설을 쓰려는 사람들에게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또, 각 작품들의 내용의 일부분이 실려 있어, 한승원 선생의 주장의 요지를 나름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체제로 되어 있습니다.   


종합적으로 평해 보자면, 이 책은 분명 한 번 읽고 넘어갈 그런 책은 아니라고 생각이 됩니다. 구체적으로 자신만의 작품을 써 나가면서 필요할 때마다 해당 페이지를 찾아 읽고 또 생각해 보고, 그런 식으로 재독 혹은 삼독을 해야 할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그렇게 가치 있는 책이냐, 고 반문한다면 이에 대해선 저 역시 아직은 잘 모르겠단 말밖엔 달리 할 말이 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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