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많은 작가님들이 선정되었든 제게 '[응원하기] 스토리 크리에이터'로 선정되었다는 것은 보통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글쓰기 자체에 큰 욕심은 없으나, 어쩌면 이 단순한 사실 하나만으로도 제가 조금은 더 성장(?)했다는 걸 의미할 테니까요. 그냥 마음 편하게 매일 잊지 않고 글을 써온 것에 대한 하나의 보상이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어제 제일 먼저 이 소식을 제 글의 제1의 독자인 제 아들놈에게 카톡으로 전했습니다.
"**아! 아빠 이번에 '[응원하기] 스토리 크리에이터'로 선정되었다."
"오! 축하한다! 만날 글을 쓰다니 이제 좀 인정받는 모양이네."
그걸 단적으로 인정한다 안 한다 수준으로 치부할 수는 없다고 해도, 늘 제 글을 읽고 종종 피드백을 해주는 아들놈에게는 이 소식을 꼭 전하고 싶었습니다.
선정 소식을 접한 어제 낮에, 수업이 끝나고 아이들이 하교한 뒤에 도대체 무슨 소재로, 그리고 무슨 내용으로 연재를 시작하나 고민했습니다. 뭐, 글을 쓰는 것 자체는 크게 고민이 되지 않는데, 소재나 내용은 여간 고민이 되는 게 아니었습니다. 늘 써왔던 것처럼 '글쓰기'와 관련해서 써 볼까, 아니면 이참에 큰 마음먹고 장편소설을 한 편 써 볼까, 마음은 몇 번이고 이랬다 저랬다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번에 이렇게 선정되었다고 해도 저는 늘 그랬듯 글을 쓸 것입니다. 다만 확실히 연재 브런치북에 올리게 될 글에 조금은 더 신경을 쓰이게 될 것 같다는 것도 엄연한 사실입니다.
어차피 셋 중의 하나입니다. 학교 이야기를 쓰거나, 글쓰기 관련해서 쓰거나, 아니면 소설입니다. 어쩐 일인지 학교 이야기는 쓰면 쓸수록 마음만 어두워지곤 합니다. 우리의 교육 현실이 겨우 이 정도였나 싶은 생각이 강하게 들기 때문이고, 아무리 시간이 가도 근본적인 변화는 없는 이 시스템에 회의감이 짙기 때문입니다. 글쓰기 관련한 글은 사실 누구보다도 자신 있게 쓸 수 있습니다. 다만 이론적인 지식이나 하다못해 학술적인 근거는 전혀 없는 그냥 평범한 작가지망생의 쉰소리일 수밖에 없는 건 사실입니다.
마지막으로 제게 남은 건 소설입니다. 되든 안 되든 저의 생애 마지막 소원은 소설가가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본다면 소설을 쓰는 게 마땅하겠지요.
그런 고민이 당연히 집에 와서도 이어졌습니다. 아들이 다시 한번 축하한다는 말을 전합니다.
"야, 뭐에 대해서 써야 될지 고민이다. 뭐가 좋겠냐?"
그때 들려온 아들의 한 마디는 태무심하게 있던 저를 흔들어놓기에 충분했습니다.
"힘 빼고 써라, 아빠! 무엇을 쓰든지 그건 아빠 자유인데, 힘 들어가서 세상에 될 일은 하나도 없다."
곧 군입대를 앞둬서 그런지 세상을 달관한 듯한 모습이 가끔은 웃기기도 하지만, 21살 된 녀석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와 저는 놀라고 말았습니다.
아들이 제 방에서 나가고 나서 다시 한번 아들의 말을 음미해 보았습니다. 틀린 말은 아니었습니다. 아니, 절대적으로 맞는 말입니다. '그렇구나, 내가 힘이 들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게 아마도 아들의 눈에 보였으니 대뜸 그런 말을 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번 다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