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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작이 Oct 27. 2023

글쓰기라는 마법

가끔 판타지 영화를 보면 마법사나 마녀가 나오는 장면을 보곤 합니다. 그들은 입으로 주문을 외웁니다. 그러면서 지팡이나 손가락으로 어딘가를 가리키거나 망토를 펄럭이면 있던 것이 사라지는가 하면 없던 것도 생겨납니다. 모두들 신기해하며 한껏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합니다.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과학적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이런 것이 바로 마법의 세계입니다.


글을 쓰는 우리는 어쩌면 마법을 부리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즉 마법사라는 얘기입니다. 글을 쓰기 위해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은 노트를 펼칩니다. 아직은 앞이 깜깜합니다. 혹은 노트북을 열어 커서만 깜박거리는 빈 화면을 쏘아봅니다. 머릿속 여기저기에서 산발적인 생각이 둥둥 떠 다닐 뿐, 아직은 아무것도 구체화된 게 없습니다. 시간이 흐르는 동안 우린 본격적으로 마법을 부립니다. 그 마법의 힘을 빌려 어느덧 우리는 두서없던  낱낱의 생각들에 질서라는 옷을 입혀 한 편의 글을 만들어 냅니다. 과연 이것이 마법이 아니라면 이 신묘한 과정을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요?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마법이라는 말 외에는, 글쓰기는 그 어떤 말로도 설명이 되질 않습니다. 그러면 이런 설명도 가능할 듯합니다.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은 상급 마법사, 그냥저냥 글을 쓰는 사람은 하급 마법사와 같다고 말입니다. 하급 마법사와 상급 마법사는 세상을 보는 눈도 다르고, 그들이 사람들에게 펼쳐 보이는 능력치도 다르기 마련입니다. 마찬가지로 그냥저냥 글을 쓰는 저 같은 창작자나 상급 창작자에게도 세계는 다른 방식으로 인식됩니다. 그들이 할 수 있는 능력치 안에서 수준이 혹은 차원이 다른 글로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입으로 외는 주문이 없고 눈에 보이는 지팡이나 망토는 없지만, 지금 저는 마법을 부리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 작가님들도 방금 전에 멋진 하나의 마법을 부렸거나 막 펼치려 시도하는 중일 것입니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힘겨운 일상을 견뎌내고 있을 수많은 머글들에게 환상적이고 놀라운 마법의 세계를 선 보이기 위해 펜을 가다듬고 있을 여러 작가님들에게 박수를 보내 드립니다. 누가 뭐라고 하든 우린 마법사입니다. 그것도 곧 상급 마법사가 될 정도로 능력치가 출중한 마법사 말입니다.


사진 출처: https://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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