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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작이 Oct 28. 2023

글을 쓰는 장소

지금까지 경험으로 봤을 때 특별히 글이 잘 풀리는 장소는 없는 것 같습니다. 배드민턴 코트도 몇 번 코트에서 칠 때 더 잘 된다거나, 술도 어떤 잔으로 마셔야 더 맛있거나, 라면도 어떤 냄비에 끓어야 더 맛있다,라는 게 있다고 합니다. 심지어 노래방을 자주 가던 누군가는 몇 번 방의 어느 쪽 마이크로 노래를 해야 더 잘 되는지 따위의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그런데 글은 어디에서든 비슷한 것 같습니다.


따지고 보면 아무도 없는 집안에서 글을 쓴다고 해서 글이 잘 나온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글 쓰는 사람들의 핫 플레이스 중의 하나인 커피 전문 매장이라고 해서 그렇다고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러면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요?


사실 편하게 글을 쓰려면 여러 장소 중에서 특별히 글이 잘 풀리는 한두 곳을 찾아놓는 게 괜찮은 방법이긴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습관을 들이다 보면, 바로 이 한두 군데가 아닌 다른 곳에서 글을 쓰면 글이 잘 안 풀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제가 생각해도 아무 데서나 글 쓰는 습관을 들인 것은, 제게 거의 신의 한 수나 다름없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버스 안, 지하철 안, 기차 안, 대중교통 대기 장소, 엘리베이터 안, 에스컬레이터 위, (보행 중 잠시 멈춘) 길 위, 화장실, 교실, 집 안, 커피 전문 매장, 도서관, 음식점, 당구장


제가 글을 쓰는 곳입니다. 짧게는 한두 줄에서 길게는 한 편을 완성하기도 하는 곳입니다. 발길이 닿는 대로 어디서든 씁니다. 엉덩이를 올려놓을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가능하고, 앉을 데가 없으면 서서라도 쓸 수 있습니다.


감히 권해 보려 합니다. 어디에서든 글을 쓰는 습관을 들여 보십시오. 가급적이면 장소를 가리지 마시고 글을 써 보십시오.


뿐만 아니라 글을 쓰는 수단도 가리지 않는 것이 더 좋습니다. 육필로만 쓰는 분들은 적어도 앉을자리가 없거나 하다못해 공책이라도 올려둘 평평한 물체가 없는 곳에선 글을 쓸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가장 많은 분들이 글쓰기 수단으로 선택할, 노트북으로 글쓰기도 차차 스마트폰으로 글쓰기와 병행하시는 게 좋습니다.


전 다작(죄송합니다만 작품성은 거론하지 않겠습니다)을 합니다. 제가 브런치스토리를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구축한 게 다작이 가능한 환경입니다.


글을 쓰는 장소에 구애받지 마시고, 글 쓰는 도구 및 수단에 얽매이진 마십시오. 언제든 어디에서든 글을 쓸 수 있는 방법은 이것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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