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작이 Oct 31. 2023

댓글과 답글 2

백 오십한 번째 글: 쉽지 않은 글쓰기의 유형

댓글과 답글 쓰기는 꽤 번거롭고 귀찮은 일에 속합니다. 그 어느 누구라도 그런 자잘한 데 매달리느니 본인이 쓰려는 한 편의 글에 집중하는 걸 원할 테니까 말입니다. 당연히 그런 마음을 탓할 순 없습니다.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지극히 자연스러운 심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답글을 써야 합니다. 그건 아까운 시간과 노력을 들여 제 방을 방문한 분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입니다. 또 제 글을 읽고 굳이 '라이킷'까지 눌러주신 분들에 대해 마땅히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입니다. 얼핏 라이킷을 누른 분들이 글을 제대로 안 읽고 누르는 경향이 있다는 말을 들은 적도 있습니다만, 타인이 글을 꼼꼼하게 읽는지 안 읽는지에 대해 우리가 탓할 수는 없습니다. 당장 저만 봐도 제 이웃 작가님들의 모든 글을 꼼꼼하게 읽었다고 자부할 순 없기 때문입니다.


답글을 쓰고 나면 우린 이제 댓글을 달아야 합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문제가 하나 생깁니다. 답글이야 제 글에 달린 댓글을 읽고 답장하는 기분으로 쓰면 되지만, 댓글은 우선 누군가의 글을 읽어야 한다는 맹점이 있습니다. 이 바쁜 시간에 말입니다. 혹시 이런 느낌을 가져 보신 적 없으신가요? 자신은 길게 글을 썼어도 누군가가 읽어줬으면 하지만, 정작 어떤 작가님이 긴 글을 써놓은 걸 보면 그냥 '라이킷'만 누르고 가고 싶다는 마음 말입니다.  또한 저는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라이킷'이라는 게 글을 다 읽고 누를 수도 있지만, 글을 다 읽지 않아도 글을 썼다는 그 자체에 대한 응원의 성격이 짙기 때문이겠습니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댓글을 달아야 합니다. 꼼꼼하게 한 편의 글을 읽습니다. 한 번 읽어도 되는 글들이 대부분이지만, 어떤 글은 두세 번 읽어야 의미가 파악되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솔직히 당혹스럽습니다. 안 그래도 바쁜데 말입니다. 그 바쁜 와중에 우린 긴 글을 읽고 요약할 수 있어야 합니다. 심지어 더러 어떤 글들은 메모를 해가면서까지 읽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어쨌거나 적절한 댓글을 달기 위해서는 꼼꼼하게 글 읽기는 반드시 수반되어야 하는 과정입니다. 어찌 보면 한 편의 글을 쓰는 거보다 더 힘든 글쓰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대체로 길게 쓰는 건 문제가 없어도 글의 길이가 짧으면 짧을수록 쓰는 데 어려움이 더 커지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우린 댓글을 달 때 그만큼 신중해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짧은 글 속에 우리 자신의 마음도 담아야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적절한 감사의 마음도 표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좋은 댓글은 창작자에게 힘을 실어 줍니다. 자신 없이 내민 글에 대한 긍정적인 피드백으로서 미소 짓게 합니다. 일단은 저부터도 댓글을 쓰는 데 있어 조금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사진 출처: https://pixabay.com

매거진의 이전글 댓글과 답글 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