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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작이 Nov 06. 2023

시간을 쪼개어 글쓰기

하루를 생활하다 보면 자잘한 시간들이 많이 생깁니다. 짧게는 2~3분에서 길게는 1시간 정도씩 시간이 나곤 합니다. 1시간 정도의 시간이 나는 건 아무런 문제가 될 게 없습니다. 대체로 이만큼 시간이 생기면 글을 쓰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15분도 안 되는 시간들이 생길 때입니다. 사실 15분 정도의 시간으론 뭔가를 제대로 할 수 없습니다. 특히 글쓰기와 관련지어 생각한다면 글감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그만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는 것입니다.


만약 저 같은 경우에 글감을 떠올리느라 15분을 썼다면 일단은 글의 제목이라도 써놓고 저장해 놓습니다. 저장합니다. 거기에 약간의 시간만 더 허락된다면 본문에 쓸 내용에 대한 핵심 단어 몇 가지를 얼른 기록합니다. 예를 들어 소설을 쓰려했다면 등장인물의 이름이나 간단한 사건 개요에 대해서 적어 놓습니다. 커피 전문 매장 안에서 지나가는 친구를 보고 뛰어나간다, 뭐, 이런 식입니다. 이렇게라도 적어두면 나중에 저장된 글을 열었을 때 이어서 쓸 수 있지만, 전혀 그런 기록을 남기지 않는다면 모든 기억은 초기화되기 십상입니다. 기억이 초기화된다는 것은 자잘한 구상까지 처음부터 새로 시작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물론 그것이 때로는 자신의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방향으로 글이 흘러갈 가능성도 있습니다.

다만 모든 글에 있어서 자신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게 그리 나쁘다고만 볼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글이 술술 풀리는 경험을 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만 될 수 있다면 처음에 무슨 생각을 했든 그 생각은 충분히 폐기해도 되지 않겠나 싶습니다.


어쨌건 간에 우리는 하루 동안 여기저기에서 생기는 틈새 시간을 잘 활용해야 합니다. 아마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앉은자리에서 한 편의 글을 쓰는 데 익숙해져 있을 것 같습니다. 쉽게 말해서 글을 쓰는 습관을 그렇게 길들여 왔을 것이라는 말입니다. 이 방법은 사실상 글을 쓰는 데 있어서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긴 합니다. 생각났을 때 바로 그 자리에서 글로 표현할 수 있고, 글을 작성하는 분위기상 그 흐름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앞에서 말했듯 우리에게 그렇게 넉넉한 시간이 생기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낮에는 직장에서 일해야 하고, 밤에는 또 가족들과 일정한 양만큼의 시간을 함께 보내야 합니다. 전업작가가 아닌 이상 골방에 문을 닫고 들어앉아, 지금부터 나 글 쓰노라, 할 수 없다는 얘기입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사람은 형편껏 움직여야 할 필요성이 요구됩니다. 이건 어떤 일에서건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글쓰기에서도 반드시 요구되는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만약 1시간 정도를 들여 한 편의 글을 완성할 수 있다면 15분씩 네 번, 혹은 10분씩 여섯 번만 열정을 쏟아부으면 충분히 글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물론 앉은자리에서 일필휘지로 쓰는 것과 비교한다면 아무래도 작품성이 떨어지기 마련이겠습니다만, 늘 그런 뭉텅이 시간이 나기만을 기다릴 수는 없는 일입니다.


처음엔 분명 어렵게 느껴지실 것 같습니다. 도무지 글의 흐름도 딱딱 끊기고, 중요한 순간마다 쓰다가 자리에서 일어서는 일들 때문에 화가 날 수도 있습니다. 조금만 참고 한 번 써 보시기 바랍니다. 금세 토막 시간을 활용하여 두 번에 걸쳐, 혹은 세 번에 걸쳐 한 편의 글을 완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진 출처;https://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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