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작이 Nov 14. 2023

그것은 욕심

백 예순아홉 번째 글: 모든 건 숙성 기간이 필요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욕심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어떤 취미 활동을 할 때면 처음엔 어느 정도의 수준만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하다 보면 더 잘하고 싶고 더 뛰어난 기량을 발휘했으면 하고 바라게 됩니다. 어느새 취미 이상의 경지를 탐낸다고나 할까요?


그건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꽤 괜찮은 사람을 알게 되면 처음엔 그저 인사 정도나 하며 알고 지냈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 됩니다. 어느 순간에 바람대로 이루어지고 나면 더 깊은 관계로 발전하길 바라는 게 사람의 자연스러운 마음이라는 것입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이런 걸 두고 욕심을 부린다고 표현하기는 어려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 맞습니다. 명백히 봤을 때 이건 욕심에 지나지 않습니다. 인간관계에서는 그 어떤 인위적인 의도가 들어가선 안 됩니다.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우리의 어떤 욕심이 들어간 만큼 두 사람의 사이엔 틈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이렇게 생긴 틈은 결코 메울 수가 없습니다. 오히려 그러면 그럴수록 그 틈은 더 벌어지고 맙니다.


시쳇말로 '자만추'라고 하던가요? 무엇이든 유행이 되고 트렌드화 되는 것 같아 썩 마음에 들진 않지만, 자연적인 만남을 추구하는 것만큼 이상적인 건 없습니다. 속된 말로 될 인연이라면 가만히 있어도 관계는 깊어지게 되고 있고, 안 될 인연은 우리가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밀도 있는 관계가 형성될 리는 없습니다. 간혹 어느 한 사람의 노력에 의해 특별한 관계가 형성되는 일도 있긴 합니다만, 마치 모래 위에 지은 집처럼 금세 그 관계는 금이 가곤 합니다.


가스레인지를 켜고 물이 담긴 냄비를 그 위에 올려둔다고 해서 곧바로 라면을 조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최소한 3분이라는 가열의 시간이 필요한 법입니다. 그 시간을 준수한 뒤에 절차에 따라 조리해야 가장 맛있는 상태의 라면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마치 저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누군가에게 조언하듯 말을 쉽게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과연 저에게도 얼마나 효과 있는 조언으로 작용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사진 출처: https://pixabay.com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