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닥치고써 Dec 14. 2023

매일 글쓰기

백 아흔여섯 번째 글: 같은 것 같지만, 같은 글이 아닙니다.

매일 글을 쓰고 있습니다. 소재도 좀 통일감 있고 더러 읽을 만한 거리가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럴 수 없습니다. 늘 같은 얘기, 그 내용이 그 내용이고, 굳이 이런 내용을 글로 써야 할 필요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가수는 다음 신곡이 나오기 전까지 같은 곡을 수십 혹은 수백 번 부르곤 합니다. 그래서인지 라이브로 노래를 들어보면 여기저기 변화를 주려 노력하는 걸 느끼곤 합니다. 사실 그래봤자 같은 노래에, 같은 가수입니다. 여기에서 한 가지, 우리가 쓰는 글 또한 이와 같지 않겠나 하는 점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번 비슷한 내용의 글을, 똑같은 소재나 주제의 글을 쓸 수밖에 없는 우리에겐 어쩌면 다소 희망적인 메시지인지도 모릅니다. 같은 소재와 주제를 담은 글이라도, 늘 비슷한 내용의 글이라도, 하다못해 토씨 하나 다른 데 없는 글이 아니라면 똑같은 글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즉, 얼마 전에도 '매일 글쓰기'와 관련하여 글을 썼지만, 오늘 아침에 쓰는 이 글은 그때의 그 글과 엄연히 다른 글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전 이 점 하나만 믿고 오늘도 이렇게 한 편의 글을 씁니다. 얼마 전에도 거의 유사한 내용으로 썼던 것 같은 이 글을 말입니다. 사실 사람이 어떻게 매번 다른 글을 쓸 수 있을까요? 가수가 늘 같은 곡을 부르듯, 우리 역시 새로운 경험이나 생각을 하기 전까지는, 쳇바퀴 돌 듯하는 이 패턴을 벗어날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 말은 곧 사실이 그렇다고 해서 전혀 주눅이 든다거나 글을 쓰는 데 있어서 조금도 망설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겠습니다.


오늘 아침에 한 편의 글을 쓰셨습니까? 아니면 지금 쓰고 계십니까? 어쨌거나 오늘 중으로 한 편의 글을 쓰실 작가님들께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같은 소재와 같은 주제의 글, 비슷한 내용의 글이라고 해서 쓰면 안 된다는 법은 없습니다. 얼핏 보면 같은 글 같이  여겨져도 엄밀히 말해서 같은 글이 아니니까요.


사진 출처: https://pixabay.com

매거진의 이전글 모호한 능력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