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글쓰기 원칙

중요한 것은 글을 쓴다는 것입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저라는 사람은 조금은 특이한 고집이 있습니다. 한 번 제가 맞다고 생각한 것은 좀처럼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때로는 무식할 정도로 밀고 갑니다. 어쩌면 그때는 앞도 보지 않습니다. 옆은 물론 뒤도 돌아보지 않습니다. 그냥 앞만 보고 내달릴 뿐입니다.

블로그에서의 글쓰기이든, 브런치스토리에서의 글쓰기이든 저는 어쨌건 간에 '다작'이라는 방향을 설정했습니다. 자, 그렇다면 옆에서 누가 뭐라고 하든 말든 저는 밀어붙입니다. 당연히 저에게도 일종의 유통기한은 있습니다. 글쓰기가 문득 싫어지는 어느 날, 미련 없이 던져 버리기도 하는 게 저라는 사람의 특성입니다. 한 마디로 참 대책 없는 성격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저라고 왜 글을 잘 쓰고 싶지 않겠습니까? 저라고 왜 그동안 제가 쓴 글들을 모아 책으로 펴내고 싶지 않을까요? 저라고 왜 공모전이나 신춘문예 등에서 작품이 당선되는 영광을 누리며 등단하고 싶지 않겠습니까? 사실 이유는 지극히 뻔한 것입니다. 그럴 만한 깜냥이 안 되니까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 것입니다. 글을 쓰는 사람의 입장에선 이런 일들은 저의 사기를 떨어뜨리거나 안 그래도 억지로 그러모았던 힘까지 빼놓기도 합니다. 더 솔직하게 말하면, 난 왜 이것밖에 안 될까, 하며 일종의 자괴감에 빠질 수도 있고, 한동안 의욕을 잃고 손에서 펜을 놓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손바닥 뒤집듯 충분히 다른 각도로 생각해 볼 수 있기도 합니다.

'아, 아직 난 이것밖에 안 되는구나!'

이렇게 인정해 버리면 의외로 글쓰기가 수월해지고, 늘지 않는 글쓰기라고 해서 스트레스를 받을 가능성도 지극히 드뭅니다. 이때 제가 일종의 지침으로 삼는 생각들이 있습니다.

1. 아무도 내 글을 안 보더라도 일단 쓰자!
2. 좋아요 혹은 라이킷이 없다고 해도 일단 쓰자!
3. 댓글이 달리지 않아도 일단 쓰자!
4. 구독자나 친구가 늘지 않는다고 해도 일단 쓰자!

어쩌면 전 뻔뻔할 정도로 위의 네 가지 사항에 대해서 신경 쓰지 않습니다. 물론 저도 압니다.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제 글을 보는 것만큼 흥분이 된다거나 좋은 일은 없다는 걸 말입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좋아요 혹은 라이킷을 날려주면 글을 쓰는 입장에선 엄청난 내적인 동기를 형성하기까지 합니다. 더 많은 댓글들은 그만큼 내 글이 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서 인정을 받는다는 뜻이니 싫어할 이유 또한 없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특히 구독자나 친구라는 존재는 그만큼 내 글을 고정적으로 읽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뜻이니 이 또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언제부터인가 다 쓸데없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누가 보든 안 보든, 좋아요 혹은 라이킷이 달리든 달리지 않든, 댓글이 하나도 달리지 않든, 구독자나 친구가 늘 제자리라고 해도 저에게는 해야 할 임무가 있습니다. 바로 어제 쓴 글 위에 오늘 쓴 글을 쌓는 것입니다. 조금 전에 쓴 글 위에 이제 막 쓴 글을 얹어 놓는 것입니다.

별 것 없는 글쓰기, 바로 이것이 제가 표방하는 글쓰기의 원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