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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작이 Jan 08. 2024

참 글이 안 써지는 날

살다 보면 이런 날도 있는 모양입니다. 다작이 모토인 저에게 오늘처럼 글이 잘 써지지 않는 날도 드문 것 같습니다. 뭐랄까요, 아침부터 마치 잠자리가 불편했던 사람처럼 뭔가가 석연치 않았다고나 할까요? 출근하려고 지하철에 오르는데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오늘 글 쓰기 싫다!


평소의 루틴대로라면 앉자마자 폰부터 꺼내 들고, 열심히 글을 썼을 텐데 말입니다. 그런데 폰을 여는 순간 흥이 오르지 않더군요. 분명히 뭔가가 다른 그런 날이었습니다.


오래 생각할 필요도 없습니다. 아무리 발버둥 쳐 봤자 아닌 건 아닌 겁니다. 일전에 글쓰기와 관련한 글에서 그런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글감을 선정할 때 절대 5분 이상의 시간을 들이지 않는다고 말입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의 제 경험상, 글감을 떠올리는 데 긴 시간을 들여 한 번도 제 나름 만족할 만한 글이 나온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그런 날은 글을 쓰기가 싫다,라고 귀결이 되었고요.


그래서 지하철에 오르자마자 미련 없이 책을 꺼내 들었습니다. 책 읽기와 글쓰기를 동시다발적으로 수행할 수는 없으니까요. 글쎄요, 그게 아마도 나름은 기분 전환이 된 것 같긴 합니다. 여전히 글은 쓰기 싫었지만, 1/3쯤 읽으니 마음이 편안해지더군요.


그래도 아직은 때가 되지 않았습니다. 뭐, 당연한 소리겠지만 글은 쓰고 싶을 때 혹은 쓸 수 있을 때 써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 상태에서 무리하게 써 봤자 안 쓰느니만 못한 글이 나올 건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니까요.


그런 패턴이 이어지면 나가떨어지게 됩니다. 뭐 그리 대단한 글 쓴답시고 유별나게 구느냐 할지는 모르겠지만, 대단한 글은 대단한 글 나름대로 또 시원찮은 글도 그 나름대로는 노력과 수고가 들어가야 완성된 한 편의 글이 나오는 것이니까요.


늦은 오후가 되니 서서히 정신이 돌아오는 것 같았습니다. 이제 그러면 쓰는 일만 남은 셈입니다.


어쨌거나 오늘도 이렇게 저만의 슬럼프, 또 한 고비를 무사히 넘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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