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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치고써 Jan 17. 2024

나는 어떤 글을 쓰고 싶어 하는 걸까?

052.

2024년 1월 17일 수요일, 흐림


문득 내가 어떤 글을 쓰고 싶어 할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사실 나는 글을 쓸 때 가급적이면 잡다한 생각을 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우리 아들의 말처럼 모든 것에 힘이 들어가서 좋을 것은 없기 때문이다. 그냥 있는 그대로 쓰는 것을 선호한다. 꾸안꾸라고 하던가? 꾸민 듯 안 꾸민 듯, 그렇다, 따지고 보면 난 꾸안꾸 같은 방식을 선호한다. 이유는 지극히 간단하다. 꾸민다고 해서 늘 꾸민 티가 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혹은 안 꾸며도 어떤 표현들은 그 자체에 약간의 치장은 들어가기 마련이다.


그런 내가 오늘 그런 생각을 했다. 과연 나는 어떤 글을 쓰고 싶은가, 하고 말이다. 과연 내가 나 자신의 내적 물음에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었을까? 솔직히 말해서 난 대답할 수 없었다. 다른 것도 아닌 글쓰기에 있어서 만큼은 그 어느 누구보다도 입장이나 생각이 명확했던 내가, 그간의 원칙이 마치 표리부동하다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난 또 다른 나의 질문 앞에서 멈칫거리고 말았다.


글을 쓰는 사람은, 특히 나처럼 소설을 쓰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무라카미 하루키나 조앤 K. 롤링이나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꿈꾼다. 하다못해 국내 유수의 소설가가 되었으면 하고 바랄 것이다. 책이 팔리고 안 팔리고를 떠나 애써 쓴 작품이 외면받는 것을 좋아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렇다면 역시 위에서 열거한 저들처럼 글을 쓰고 싶어 하는 것일까? 모르겠다. 물론 물음은 어쩌면 잘못된 것인지도 모른다. 절대 나는 그들처럼 없다는 간과한 무식의 소치에서 나온 생각일 테다. 인정하고 싶지는 않으나 그들과 나는 본바탕 자체가 다르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흔히 말해서 주제 파악이 먼저 되어야 한다는 것이겠다. 자, 그렇다면 이 정도에서 내 질문에 대한 답이 되었을까? 아니다, 여전히 모르겠다. 과연 나는 무슨 글을 쓰기를 원하는 것일까? 도대체 어떤 생각을 갖고 글을 쓰기에 누구도 시키지 않는 짓을, 그것도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소모해 가면서까지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것일까?


아무래도 조금 더 깊고 긴 생각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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