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작이 Jan 19. 2024

걱정 인형이 되었습니다.

074.

한때 CF에서 걱정 인형이란 걸 본 적이 있습니다.

괜한 걱정을 하지 말라는 뜻이었지요.

걱정과 인형 사이에

무슨 상관관계가 있는지는 몰라도

이런저런 걱정이 떠오를 때면 늘

난 걱정 인형이 된 것 같았습니다.


잠은 잘 잤느냐,

식사는 제대로 차려서 먹었느냐,

추운 데 떨고 있는 건 아니냐며

있는 걱정, 없는 걱정 다 만들 때면

당신은 언제나 내게 걱정 인형이 되지 말라는 말을 하곤 했습니다.

잘 잤고, 잘 먹고, 따뜻하게 지내고 있다면서 말입니다.


지난 나흘간 난 어느새 또

걱정 인형이 되어 있었습니다.

숫자 '1'이 사라지면 답장으로 알 테니 답장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지만,

정작 답장이 없는 당신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 게 아닌가 마음을 졸여야 했습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당신이 괜찮다고 해도 이 관계가 지속되는 동안은

나는 결국 걱정 인형 신세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숫자 강박이 있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