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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치고써 Jan 19. 2024

치과 간 날

054.

2024년 1월 19일 금요일, 흐림


양치를 하다 앞니, 정확히 말하면 정면에서 가장 잘 보이는 아랫니 4개가 이상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오른쪽 집게손가락으로 밀어보니 나란히 붙어 있는 4개의 치아 중에서 첫 번째와 두 번째 그리고 네 번째 이가 흔들렸다. 세 번째 이만 멀쩡했는데, 몇 년 전에 윗니 임플란트를 했던 경험을 떠올려 봤을 때, 보나 마나 4개 다 발치하지 않을까 싶었다. 특히 첫 번째 이는 지금 당장 조금만 힘을 줘서 당겨도 빠질 것처럼 위태로웠다.


아무리 어른이라도 치과라는 곳은 두려움을 안겨주기에 충분한 곳이다. 마치 입 속 깊은 곳에서 들려오는 듯한 그 특유의 기계음은 병원을 나와서도 한참이나 이명으로 남을 정도로 달갑지 않은 곳이다. 별 다른 방법이 없다. 싫어도 가야 했다. 오후 3시에 예약을 하고 치과로 갔다.


놀라웠던 건 멀쩡하다고 믿었던 세 번째 치아도 흔들린다는 것이었다. 결국 4개 다 발치하기로 했다. 발치하기 전에 5개월쯤 후 임플란트 시술을 한다는데, 그동안 사용할 인조 치아를 만들기 위해 먼저 본을 떴다. 오늘 발치하는 줄 알았더니 다음 예약일인 30일 화요일에 발치한 후 바로 인조 치아를 끼운다고 했다.


어느 정도 각오는 하고 갔으니 비용을 듣고도 놀라진 않았다.


이 4개 임플란트: 320만 원

인조 치아: 50만 원

본뜬 비용: 15만 원

이 4개 발치 비용: 20만 원


총 405만 원이 나왔다. 할 수 없지 않은가? 사람들에게 잘 보이지 않는 어금니라면 모를까, 한눈에 보이는 앞니라서 어쩔 도리가 없다. 그때 간호사가 315만 원까지 해주겠다고 했다. 90만 원이라는 금액이 무슨 이유로 깎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로서는 마다 할 이유가 없다.


문득 돈 잡아먹는 치아라는 생각을 했다. 일전에 했던 윗니까지 포함해서 거의 700만 원에 가까운 비용을 들인 치아가 원망스러웠다. 치과의 의사와 간호사들이 계속 치아 관리를 잘하면 어쩌니 저쩌니 하는 말들을 했지만, 어떻게 관리를 해야 잘하는 것인지 궁금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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