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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치고써 Jan 20. 2024

잠을 설치다.

055.

2024년 1월 20일 토요일, 비


모처럼 만에 비가 온다. 금세 옷이 젖을 만큼 많이 오는 것도 아니다. 다만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표현이 들어맞을 딱 그만큼만 비가 오고 있다. 간밤에 잠을 좀 설치긴 했다. 아침 5시가 다 되어 겨우 잠이 들었다. 게다가 9시 30분에 절로 눈이 뜨였다. 사실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다. 그렇게 늦게 잤는데도 불구하고 그 시각에 일어났으니 말이다.


분명한 건 그 상태로 집에 있으면 피곤하다는 핑계로 하루 종일 누웠다 엎드렸다를 반복하게 된다. 그러면 결국 또 하루는 통으로 날려버리고 마는 것이다. 이것저것 따질 것도 없이 무조건 집에서 튀어나와야 한다. 너무 피곤했지만, 얼른 노트북을 챙겨 집을 나섰다. 9시에 개장하는 공공도서관에 그 시간에 간다는 것도 용기 백배한 일이었지만, 노트북 전용 좌석을 차지할 거라고 기대하며 발걸음을 내딛는 나도 참 대책 없었다. 도착하면 10시 40분, 무조건 남은 좌석이 없는 게 정상이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오늘은 무려 자리가 2개나 남아 있었다. 이 미미할 정도로 내리는 비가 한몫을 한 건가 싶기도 했다. 날씨가 이러면 몸이라는 게 늘어지기 마련이고, 도서관을 나서려다 창밖에 비가 오는 걸 보고 귀찮아서 그냥 집에 있기로 결정한 누군가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을까?


그중 한 자리에 앉아 지금처럼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썼는지 따위가 뭐가 그리 중요할까? 아무튼 만큼은 썼다고 생각한다. 어찌 되었건 간에 내가 쓰고 싶어 하는 내용들에 대해선 무리 없이 썼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집에 눌러있지 않고 튀어나온 건 탁월한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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