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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작이 Jan 28. 2024

달에게 물었습니다.

084.

어젯밤 마당으로 내려와 문득

하늘에 걸린 달을 봤습니다.

모처럼만에 올려다본 하늘입니다.

그 하늘 한가운데에 달이 떠 있더군요.

이상하게도 당신을 알고 난 후로

자주 하늘을 보게 됩니다.


달이 둥글더군요.

적어도 내 눈엔 모난 곳 없이 말이에요.

달력을 못 봤으니

보름인지 아닌지는 모릅니다.

그게 뭐 중요할까요?

순수했던 그 어느 때의 마음으로 돌아가

나는 이내 소원을 빌기 시작합니다.


다음 생엔 꼭

내가 당신보다 4~5년쯤 먼저

태어나게 해달라고 빌었습니다.


그러려면 여러 가지 제약이 많습니다.

내가 당신보다 4년 먼저 세상을 떠야 하고,

당신은 4년 뒤에 떠나야 합니다.

그렇게 간 그곳에서 당신을 만날 순 없습니다.

당신이 왔을 때 난 그곳에 없을 테니까요.


당신과 나는 다음 생에 꼭

다시 사람으로 태어나야 합니다.

둘 다 우리나라에 태어나면 좋겠지만

국적이 달라도 괜찮습니다.

말이 안 통하든 피부색이 다르든,

당신이 있는 곳이 아무리 먼 곳이든,

어떻게 해서든

당신을 찾아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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