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마당으로 내려와 문득
하늘에 걸린 달을 봤습니다.
모처럼만에 올려다본 하늘입니다.
그 하늘 한가운데에 달이 떠 있더군요.
이상하게도 당신을 알고 난 후로
자주 하늘을 보게 됩니다.
달이 둥글더군요.
적어도 내 눈엔 모난 곳 없이 말이에요.
달력을 못 봤으니
보름인지 아닌지는 모릅니다.
그게 뭐 중요할까요?
순수했던 그 어느 때의 마음으로 돌아가
나는 이내 소원을 빌기 시작합니다.
다음 생엔 꼭
내가 당신보다 4~5년쯤 먼저
태어나게 해달라고 빌었습니다.
그러려면 여러 가지 제약이 많습니다.
내가 당신보다 4년 먼저 세상을 떠야 하고,
당신은 4년 뒤에 떠나야 합니다.
그렇게 간 그곳에서 당신을 만날 순 없습니다.
당신이 왔을 때 난 그곳에 없을 테니까요.
당신과 나는 다음 생에 꼭
다시 사람으로 태어나야 합니다.
둘 다 우리나라에 태어나면 좋겠지만
국적이 달라도 괜찮습니다.
말이 안 통하든 피부색이 다르든,
당신이 있는 곳이 아무리 먼 곳이든,
어떻게 해서든 난
당신을 찾아낼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