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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작이 Jan 29. 2024

하루의 시작

이백 쉰세 번째 글: 또다시 월요일입니다.

알람시계 소리에 잠이 깼습니다. 이른 시각입니다. 몸은 좀 더 자고 싶다고 아우성을 치지만, 녀석의 말을 들어서 좋았던 적은 거의 없습니다. 뭔가를 해야 하나 혹은 말아야 하나를 고민할 때, 또는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에 대해서 생각할 때, 어쩌면 그 판단 기준은 몸이 싫어하는 쪽일 가능성이 큽니다. 더 자게 되면 몸이 좋아하겠지만 일을 그르칠 우려가 크고, 알람 소리를 듣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나는 건 분명 몸이 싫어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어쩌면 몸이 싫어하는 일은 우리에게 유익한 일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왜냐하면 몸에 좋은 약은 입에 쓴 법이니까요. 그래서 전 본능이 시키는 일, 몸이 좋아하는 일을 가급적 하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일단 이부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야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비로소 하루가 시작되는 것이니까요.


다시 아침이 되었습니다. 또 한 번의 새로운 월요일을 맞이했습니다. 오늘 하루는 얼마나 새로운 일이 펼쳐질까요? 얼마나 흥미진진한 한 주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요? 물론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우리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다지 새로울 것 없는 하루가, 또 한 주가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어쩌면 이것은 지금껏 단 한 번도 그 예상을 비껴가지 않은 것입니다. 다람쥐 쳇바퀴 같은 인생이라는 말이 그냥 나온 말은 아닐 테니까요.


그래도 우린 오늘 하루를 살아내야 합니다. 적어도 눈을 떠 이 아침을 맞이했다면, 우리에게 주어진 이 시간을 어떤 식으로든 보내야 합니다. 시쳇말로 오늘이라는 시간은, 어제 죽어간 누군가가 그토록 살고 싶어 했던 내일이었으니까요.


기차가 출발하고 있습니다. 오늘 하루가 시작되고 있다는 뜻이겠습니다. 기적 소리는 울리지 않지만, 제 마음속에선 이미 긴 기적 소리를 뱉어낸 후입니다. 기적 소리를 들었으니 이제 앞으로 나아갈 일만 남았습니다. 간혹 뒤로 물러나는 한이 있더라도, 일단은 열심히 달려가 볼 생각입니다. 깊은 밤 잠자리에 누웠을 때 그래도 오늘 하루는 잘 보냈다며 제 스스로가 어깨를 두드려 줄 수 있는 날이면 좋겠습니다.


사진 출처: https://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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