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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치고써 Jan 30. 2024

4개월 동안 이렇게 살라고?

2024년 1월 30일 화요일, 흐림


치과에서 치료를 받았다. 인공 치아를 4개월 정도 착용하라고 했다. 간호사가 굳이 묻지도 않는 말을 힘주어 강조했다.

"이건 음식 씹으시라고 해 넣어 드린 게 아닙니다. 그냥 비워 두면 보기 싫어서 넣은 것이니 가능하시면 이 인공 치아로 음식 씹지 않으시는 게 좋습니다."

끼워 놓은 지 한 시간도 안 되었는데 벌써 불편하기 짝이 없다. 저번 윗니 임플란트 때도 그랬는데, 꼭 내 것이 아닌 게 내 속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 영 개운치 않다.


네 달이나 이 생활을 하라고 하니 앞이 캄캄할 뿐이다. 큰 음식은 가급적 가위로 잘라서 먹고, 음식을 씹을 때에는 어금니로 씹으라고 한다. 네 달 동안 윗니와 아랫니를 제외하고 어금니로 씹어야 한다면, 그때 가서 정작 멀쩡한 어금니까지 탈 나는 게 아닌가 싶었다.


모르겠다. 아무리 내 치아라 해도 의사가 아닌 내가 뭘 알겠는가? 의사가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야 하지 않을까?


마음이 꿀꿀하다. 어딘지 모르게 허전한 마음도 든다. 못 생겼던 생때같은 내 아랫니가 떠나고 난 자리에 들어선 인공 치아를 보니 만감이 교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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