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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치고써 Feb 11. 2024

2024년 2월 11일 일요일, 흐림


돈 없이 살 수는 없다. 어쩌면 살면서 나 자신도 모르게 숨을 쉬는 것만 빼고는 모든 것에 돈이 들어갈 테다. 심지어 나중에 병이 들거나 노쇠해 자가호흡이 어려울 땐 마찬가지로 돈의 도움을 받아야 그나마 몇 초 혹은 몇 분의 삶이라도 연명할 수 있다.


돈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세상에 난 살고 있다. 단순하게 이런 생각을 해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돈이 얼마나 있으면 될까, 하고 말이다. 답은 이미 정해졌다. '필요한 만큼'은 절대 아니다. '넉넉한 정도'도 아니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이다. 누군가는 내게 너무 돈에 집착하는 것 아니냐고 할 수 있겠지만, 돈 없이 살 수 없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죽기 살기로 돈을 벌려한다. 때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러기도 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문득 나는 과연 죽기 살기로 돈을 벌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 나이 먹어서 사람이 너무 돈에 끌려다니면 안 된다는 걸 모를 리는 없다. 돈에 끌려다니면 그만큼 삶이 피폐해지고 나 자신의 삶을 풍족하게 할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돈에 나 자신을 희생하는 삶을 살게 된다는 것 역시 모르지 않는다. 그렇다면 혹시 이렇게 말해도 될까? 돈에 초연해도 돈이 너무 없는 것은 어쩌면 죄악에 가까운지도 모른다. 그렇게 본다면 끌려 다니는 한이 있어도 돈이 있는 것이 모로 보나 낫다.


사람 나고 돈 났지, 돈 나고 사람 났냐는 말을 많이 한다. 그건 이상적인 소리에 지나지 않는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적어도 현실에서 벌어지는 모습들을 본다면 틀린 말에 지나지 않는다. 현실에서는 엄연히 돈 나고 사람 난 게 맞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이렇게 생각한다. 돈에 끌려 다니지 않으려면 돈이라는 것에 초연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돈이 있어야 한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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