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어 저어새 - 문정영

문정영 [술의 돔스테이] 2024.시산맥

by 자야


고향 선배이기도 한 문정영 시인이 시집을 보내왔다. 1977년 <월간문학>으로 등단해 시집으로는 <더 이상 숨을 곳이 없다> <낯선 금요일> <잉크> <그만큼> <꽃들의 이별법> <두 번째 농담> 등이 있고 2025년에 <술의 둠스데이> 시집을 냈다.

이 시집은 60여 명의 시인, 평론가가 보내온 짧은 감상글로 서평으로 넣은 것이 인상적이고 기후환경이 시인 특유의 서정성에 녹아들어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 슬픔도 때로는 빈 둥지 같은 내 눈동자를 닮아간다." 고 말한다.


<저어, 저어새> 시에도

'저어, 저어 하며 날아가고 싶은 날개를 비벼대던'

---- ---

'저녁은 귓속말을 잊어버렸을까

우리는 저어새처럼 따뜻한 곳으로 슬픔을 옮기고 말았지' 라고 고백한다.


이혜미 시인은

"문정영 시인을 오래 곁에서 지켜보며 내가 얻은 단어는 '어질다'였다. 여러 사람을 살피고 돌보는 데 주저함이 없는 어진 이. 헤아리고 살피는 사람의 문장은 단단하고 깊고 다정하다, 곧고 순일한 마음은 멀리 또 깊이 가 닿을 수 있다는 사실을 나는 문정영 시인에게서 배웠다. 어진이는 저어할 줄 알기에 " 따뜻한 곳으로 슬픔을 옮기"(<저어, 저어새>)는 법을 우리에게 알려 준다. 시인의 성정을 닮아 편안하고 선선하여서, 곁에 오래 두고 오래 마음을 기대고 싶은 시집이다" 라고 썼다.


마음을 오래 잡아두는 <저어, 저어새>를 필사하면서 딱 봐도 선비인 시인을 떠올린다.

시집을 준비하는 동안 격려해주던 그 따스함이 시에도 가득 배어 있다.

'저어, 저어하며 차가운 햇살을 물고 물었던 말들'이 많은 독자들에게 저어, 저어하며 번져가기를 바란다.


매거진의 이전글[김혜순 죽음트릴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