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와~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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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시인이 놀막 이름을 지어주고 솜씨 좋은 지요 시인이 빵굽는 아줌마 캐릭터로 멋진 주방장갑을 만들어 주었다. 딸들이 이모들이랑 홈카페를 즐기라고 커피머신도 보내주었다.
갑자기 부자가 된 느낌이다.
봄아~ 어서 오렴.
아직 쌀쌀하지만 문을 활짝 열어둔다. 새싹을 거느린 봄이 제일 먼저 손 흔들며 들어올 수 있게~
친구들과 산책을 끝내고 저녁을 먹고나니 어스름이 내린다. 바람이 아직 차갑지만 쨍하니 정신이 맑아지는 밤이다.
나무 가지들 부딪히는 소리만 남고 모든 세상의 소리가 묻힌 저녁, 이제야 내 속에 있는 소리들이 들리는듯 하다.
살아가는 시간 동안 어쩔수 없이 해야 되는 숙제를
모두 끝내면 꼭 하고 싶었던 목록
나의 버켓리스트 1호를 드디어 이루어낸 날이다.
그 날이 계획보다 더 빨리 와서 오히려 현실감이 없다. 딸들이 나보다 더 열심히 살아준 덕이다.
세 딸 모두 졸업과 동시에 제 밥그릇을 챙겨 식탁에서 숟가락을 빨리 걷어가 주었다.
그런 딸들이 고맙다.
이제 아이들은 아이들의 시간을 살고 나는 나의 시간을 살아내기로 한다. 서로의 독립이 서로를 더욱 애틋하게 묶는 또 하나의 끈이라고 믿으며... ....
봄밤이 깊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