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성이 강하고 자기 표현이 없는 아이일수록 예민하다

나는 엄마처럼 아이를 키우지 않을 거야 #3

by 이나라

‘예민한 아이’라는 말을 안 좋은 의미로 많이 쓴다. 하지만 영어로 표현하자면 ‘sensitive’, 주변 환경을 기민하게 인지한다는 의미로, 딱히 까탈스럽거나 신경질적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지는 않다.

예민한 아이는 부모와 형제의 감정을 빠르게 읽어낸다. 문제는 주로 그것이 부정적인 감정일 때 더 빠르게 읽어내며, 또 그 부정적인 감정에 쉽게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부모의 표정이 좋지 않을 때 아이는 부모가 뭐가 불편한지까지는 알지 못하더라도 부모의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것은 곧장 알아차린다. 그때부터 눈치를 보기 시작한다. 부모 또한 아이의 감정에 예민한 사람이라면 아이가 눈치를 보는 것을 깨닫고 최대한 감정 표현을 줄이려 할 것이다. 하지만 부모는 여러 가지 이유로 아이의 감정을 알아차리지 못할 수도 있다.

아이가 부모의 눈치를 보면서 장난을 덜 치기 시작하면 부모는 그것을 편하다고 느낄 수 있다. 특히나 아이가 둘 이상이라면 더더욱.

하지만 눈치를 보기 시작하는 아이는 부모의 눈치만을 보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형제자매의 눈치도 보게 된다. 다른 한쪽이 통제적인 성향일 경우, 아이는 형제자매에게 자신의 자율권을 박탈당할 수도 있다.


아이가 먼저 ‘이것을 해달라, 저것을 해달라’고 요구하지 않는다면, 한 번쯤 ‘내 아이가 예민한 기질을 타고난 것은 아닐까’ 의심해보아도 좋다. 그리고 그 아이에게는 부정적인 감정을 드러내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그 아이에게 그 감정이 전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종의 가스라이팅이라고 보아도 된다.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대부분의 K-장녀들은 바로 그 ‘예민한 기질의 아이들’에 속한다. 내가 어떻게 행동해야 엄마가 편안한지 알기 때문에 알아서 행동한다. ‘올바르게’가 아니라 ‘엄마가 편안한 방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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