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아웃 시대, 올리브영의 새로운 실험
광화문 올리브베러 1호점, 프로틴 라이브러리 앞에서 20대 직장인이 단백질 바 26종을 하나씩 뜯어보고 있다. '오늘 점심 뭐 먹지?'가 아니라 '오늘 내 몸에 뭘 채울지'를 진지하게 따지는 시대. 올리브영이 27년 만에 새 간판을 내건 이유가 여기 있다.
: 브랜드명 '올리브베러(Olive Better)'는 올리브영(Olive Young)의 'Olive'와 '더 나은'을 의미하는 'Better'의 합성어다. 웰니스 전반으로 한 단계 더 확장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27년간 뷰티로 승부했던 올리브영이 새 간판을 단 이유는 명확하다. 2026년 웰니스 시장은 더 이상 '겉'만 가꾸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30일 광화문에 문을 연 올리브베러는 올리브영의 첫 번째 웰니스 전문 매장이다. 올리브영을 K-뷰티의 성지로 만든 CJ올리브영이 이번엔 웰니스로 방향을 틀었다. 130평 복층 공간에 500여 브랜드, 3000여 종 상품을 '잘 먹기·채우기·움직이기·가꾸기·쉬기·케어하기' 6개 테마로 나눴다. 프로틴 라이브러리, 코지 슬립웨어 존, Daily Routine Bar에서 레몬수 26종까지. 매장을 한 바퀴 돌면 깨닫게 된다. 올리브베러가 파는 건 상품이 아니라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이라는 걸
: 코로나 이후 건강 불안,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 웰니스 열풍이 만나면서 25~40대가 일상 루틴에 본격적으로 돈을 쓰기 시작했다. "오늘 뭐 먹고 어떻게 쉬지?"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올리브베러는 이 변화의 중심을 정확히 찍었다. 속부터 건강해야 겉도 빛난다는 인사이드아웃이 2026년의 키워드고, 올리브베러는 이 흐름의 정점에 선 실험이다.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 : 즐겁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건강을 챙기는 트렌드
이 흐름은 글로벌 웰니스 리테일도 주목하고 있어, 글로벌 브랜드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 미국의 Ulta Beauty는 올해 1월 Wellness by Ulta Beauty라는 전용 숍인숍을 4개 매장에 론칭했다. 단순 제품 판매가 아니라 교육과 체험 중심, '내 몸 상태에 딱 맞는 웰니스'를 제안하는 공간이다. 세포라(Sephora)가 웰니스에서 발을 빼는 사이 Ulta는 더 공격적으로 퍼스널라이징을 밀고 있다. 유럽의 Holland & Barrett은 보충제·이너뷰티 중심 체험형 매장에 앱으로 습관 트래킹까지 연결했고, Lululemon은 요가 허브와 커뮤니티 러닝 클럽으로 '라이프스타일'를 판다. 뉴욕 Kith Ivy는 리테일·다이닝·웰니스·레저를 한 공간에 녹여낸 멤버스 클럽으로 웰니스를 소셜 경험으로 재정의했다.
: 올리브베러의 강점은 올리브영의 성공 경험이다. 27년간 K-뷰티 큐레이션으로 쌓아온 DNA가 웰니스 매장 설계에 그대로 녹아들었다. 글로벌 브랜드들이 몇 년 걸려 시행착오를 거치며 만들어낸 컨셉을, 올리브영은 한 번에 구현했다.
130평에 3000종을 담았지만 동선은 직관적이다. 6개 테마가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프로틴 라이브러리에서 단백질 바를 시식하고, Daily Routine Bar에서 레몬수 26종을 직접 골라보고, 슬립웨어 존에서 파자마 질감을 확인하는 경험은 단순 쇼핑을 넘어선다. 올리브영 앱과 연동한 습관 트래킹까지 예고된 상태다. 온·오프라인 시너지가 완성되면 체험 밀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그런데 올리브베러의 진짜 시험대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지속 가능성'이다.
해외 사례를 보면, 웰니스 리테일의 핵심은 '한 번 방문'이 아니라 '일상의 일부'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Ulta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Lululemon은 커뮤니티 이벤트로 고객을 반복 방문시킨다. 그들은 단순히 상품을 파는 게 아니라 관계를 만든다.
올리브베러는 어떤 전략을 가져갈까? 지금은 '체험'에 집중하고 있다. 화려한 공간 구성, 풍성한 제품 라인업, 시식과 테스트의 즐거움으로 고객을 사로잡는 1단계다. 흥미로운 건 그 다음이다. 올리브영은 앱 연동 습관 트래킹을 예고했다. 만약 해외처럼 AI 기반 퍼스널 코칭까지 연결이 앱에서 진행된다면?
체험 공간과 디지털이 만나는 지점에서 올리브베러의 진짜 차별화가 시작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 올리브베러는 올해 상반기 중 강남에 2호점을 연다고 밝혔다. 광화문이 첫 실험이었다면, 강남은 본격적인 확장의 시작이다. 올리브영은 27년간 K-뷰티를 만들어왔다. 이제 올리브베러로 K-웰니스를 만들 수 있을까? 광화문 1호점에서 보여준 체험 밀도, 큐레이션 노하우, 그리고 앱 연동까지. 이 모든 것이 강남에서 어떻게 진화할지 궁금하다. 2호점 오픈과 함께 올리브베러가 그리려는 한국에서의 새로운 웰니스 리테일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