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고 싶은 마음

시작이 어려워.

by 이우진

"완벽하고 싶다."


누구나 마음속에 가지고 있는 욕망이다.


어떤 일을 할 때 시작하기가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완벽하게 시작하고 싶어서.


하지만 그 어떤 것도 완벽하게 시작되는 것은 없다.


"불완전하게 시작"이라는 발걸음을 뗐기 때문에 "완벽이라는 기준"이 생기기 때문이다.


시작부터 완벽하다...


글쎄... 그것은 이미 인류가 쌓아놓은 빅데이터를 토대로 시작한 것이 아닐지.


그것을 완벽한 시작이라고 하기엔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


아무런 정보도 없는 엄청나게 복잡한 미로에서 탈출하라고 한다면


그 누가 한 번의 실수도 없이 출구를 찾아서 나갈 수 있단 말인가. (이런 사람들은 로또 구매를...)


이 세상 그 어떤 책이 한 번의 퇴고도 거치지 않고 그대로 출판이 되었단 말인가.


수십년 이상 글 쓰기를 하신 저명한 작가님들도 여러번의 퇴고를 거치며 본인이 생각하는 완벽이라는


기준에 한 걸음 다가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나는 오늘도 머릿속에 기승전결이 완벽하게 떠오르지 않아서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곳에


글을 쓰는 것이 부끄럽다 생각했다.


완벽한 글을 쓰고 싶은 내 욕심이었다.


그래서 오히려 엉망으로 글을 쓰려는 시도를 했다.


그랬더니 머릿속에 정리가 되지 않았던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도 하나 둘 정리가 되기 시작하고


혼돈이 질서로 바뀌고 있었다.


나는 엉망으로 시작을 했다.


시도 해봤기 때문에 성장할 수 있다.


시도 해봤기 때문에 더 나은 글을 쓸 수 있다.


시도 해봤기 때문에 더 나은 설계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완벽은 환상이다.


글을 쓸 당시에 완벽하게 썼다고 생각하는 글도 며칠이 지나고 다시 보면 부끄러울 정도로 엉망이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고사양 컴퓨터, 스마트폰도 지금 사용하기에 꽤 완벽하다고 할 수 있지만,


이전에는 어떤 모습이었는지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내가 사용하는 전자기기들이 과거 초기 버전의 모델로 돌아간다고 생각해보자.


"과거의 사람들은 이런 걸 어떻게 쓰고 있었던 거야?"


"너무 불편해서 못 쓰겠다."


완벽이라는 기준은 불완전함에서 나온다.


이미 우리는 너무 심플하고 멋진 외형과 색상, 폰트, 성능, 편리함 등을 경험했다.


과거의 물건을 사용하면 십중팔구 불편함을 느낄 것이다.


나의 생각과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이러한 플랫폼들이 만들어진 것 또한


완벽이라는 환상을 떨쳐냈기 때문에 만들어 질 수 있었던 게 아닐까.


만약 신이 존재한다면 우리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은


"실수할 수 있는 기회"


"고칠 수 있는 기회"


를 준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글을 쓰기 전 머릿속에서 정리해놨던 내용들이 거의 절반은 날아가고


아예 새로운 글을 쓰고 있는 내 모습이 보인다...


시작이 어렵다면.


"완벽하게 시작하는 사람은 없어요. 그러고 싶은 사람만 있는 거지."


완벽하고 싶은 마음 때문에 시작이 어렵다면,


반대로 생각해보자.


일부러 엉터리 결과물을 만든다는 재미있고 가벼운 마음을 목표로 잡고 시작을 해보는 것을


감히 제안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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