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카톡 프로필에 '폴킴에 모든 날, 모든 순간'이 즐겨 듣는 음악으로 표시되어 있었다.
누구를 그리워하는지 알 것 같아서 올려놓은 이유를 묻지 않았다. 아들이 좋아하던 삼촌이라고 칭하며 무한한 사랑을 주던 사람이 이제는 없으니 뭐라 더 설명하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묻지 않았다.
살아 있을 때 캠핑장에서 아침에 주로 듣던 음악이다. 폴킴이라는 가수가 유명해지기 전에 듣던 노래였던 것 같다.
누구 노래냐고 물어보고 아침에 커피를 마시면서 듣던 노래였었다. 아들이 몇 주전에 차를 타고 가던 중에 라디오에서 나오는 노래를 듣고 '00삼촌이 좋아하던 노래다.' '보고싶다.' 라고 했었다.
다시 볼 수 없기에 별다른 이야기를 해주지 않았다.
가끔 나도 90년대 2000년대 유행했던 노래를 듣는다.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이지만 음악을 들으면 그 시절에 지나갔던 시간들이 생각이 난다. 학교 다닐 때 듣던 노래며, 아르바이트를 할 때 들었던 노래며, 그래서 가끔은 노래를 들으면서 지난 시간이 그립기도 하다.
아들은 어떤 노래와 연계된 추억을 가지고 있을까?.
첫째 아들이 태어났을 때 나는 이선의의 '인연'을 듣고 있었어서 그때 기억은 인연으로 연계되어 추억을 한다.
결혼할 때는 '10월에 어느 멋진 날에'를 들었고, 둘째가 태어날 때는 '호랑수월가'를 들었다. 그래서 아이 둘을 키우면서 잠을 재울 때 주로 불러주는 자장가가 되었다.
노래로 시간을 기억한다는 것, 그 시간을 되돌아보며 추억한다는 것 돌이킬 수 없지만 소중한 기억이다.
지금은 시간이 흘러 주로 듣던 노래가 옛날 노래가 되었다. 아버지 일하시다가 사고가 나서 동료들을 잃었을 때 유행했던 노래는 '마지막 내 숨소리'였다. 아들은 친하던 삼촌을 폴킴의 노래를 들으면서 추억하지만 나는 그가 죽었을 때 듣지도 않았던 마지막 내 숨소리가 연상이 되었다. 짧은 순간에 얼마나 고통스러웠을 때, 눈에 실핏줄이 다 터질 만큼 고통스러웠을 텐데 내가 더 잡아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아버지가 사고가 났을 때 음악이 오버랩되면서
견디기 힘든 감정을 느끼게 했다.
아들도 묵묵히 그를 추억하면서 잊어 가면서도 다시 좋은 기억들은 추억한다. 캠핑장에 다시 갔을 때도 펜션을 갔을 때도, 또 키즈카페를 갔을 때에도 혼잣말로 그를 추억했다. 아마 내가 더 이상 이야기 하는 걸 싫어하는 줄 알고 혼잣말을 하는 것 같았다. 자살을 했다는 사실을 알리는 게 좋지 않다는 생각도 들고 계속 질문이 이어지면 또 다른 거짓말을 어떻게 해야 되는지도 모르겠어서 그냥 못 들은 척 모르는 척했다. 교통사고로 하늘나라에 갔다고 했을 때 아들은 왜 처벌을 못하냐며 자기가 블랙박스를 보고 싶다고 했었다. 경찰이 블랙박스만 봐도 잡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왜 범인을 못 잡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래서 더 설명하기가 힘들었다.
초등학교 시절 듀스의 노래를 들으며 수학여행을 했었고 DJ DOC 노래를 들으며 수련회도 갔었다.
영턱스클럽에 정을 들으며 따라서 춤을 추기도 했었고 그때 당시에는 친구들과 우정을 찾으며 시간을 보냈다.
어느덧 시간이 지나 아들이 내가 그리워하던 시절에 나이가 되었다. 아들이 기억하는 노래와 연관되는 추억들이 쌓일 텐데 좋은 기억들만 가득 남았으면 한다.
아들에 카톡 프로필에서 봤던 노래제목이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그리운 시절을 생각하고 그리운 사람을 보고 싶어 하는 일은 그 시절 유행했던 노래에 가득 담겨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