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6화] 心身 사용설명서의 3 조율법

by 순야 착지

[독자를 위한 일러두기]

본 글은 제1부의 마지막 강의입니다. 지금까지 배운 호흡법들이 '기술(Skill)'이었다면, 오늘 배우는 조율법은 그 기술을 일상에서 지속하게 만드는 '운영체제(OS)'입니다.


악기 줄을 고르듯, 내 일상을 튜닝하라

지난 5화 동안 우리는 입으로 독기를 뱉고, 코로 숨을 세고, 발바닥으로 열을 내리고, 아픈 곳을 치유하는 법까지 숨 가쁘게 달려왔습니다. "이제 방법은 다 알았으니, 매일 관리하기만 하면 되겠구나!" 하고 자신감이 생기셨을 겁니다.

그런데 막상 살아보면 어떻습니까? 어떤 날은 컨디션이 좋아 모든 게 순조롭지만, 어떤 날은 사소한 일에도 짜증이 나고 만사가 귀찮아집니다. 그럴 때 우리는 자책합니다. "아, 나는 역시 의지가 약해서 안 되나 봐."

천만의 말씀입니다. 수 년 또는 수 십년 전쟁터 같은 직장 생활을 버텨낸 우리들의 의지는 이미 충분합니다. 문제가 있다면 의지가 아니라 조율(Tuning)의 실패입니다. 몸과 마음의 관리는 각 잡고 앉아서 하는 게 아닙니다. 밥 먹고, 자고, 일하는 그 모든 순간이 관리의 대상입니다.

오늘은 일상이 삐그덕거릴 때,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생활 밀착형 조율법(삼조, 三調)을 처방해 드립니다.


1. 첫 번째 조율: 짜증이 나면 '점심 메뉴'를 점검하라 (조신, 調身)

차가 퍼지면 엔진을 탓하기 전에 연료를 확인해야 합니다. 우리 몸도 마찬가지입니다. 천태대사는 마음을 다스리기 전에 먼저 식사(Diet)수면(Sleep)을 조절하라고 했습니다.

은퇴 후, 저는 가끔 이유 없이 마음이 가라앉고 졸음이 쏟아질 때가 있었습니다. 가만히 되짚어보면 영락없이 점심을 과식한 날이었습니다. 배가 너무 부르면 기운이 막혀 몸이 무거워지고(혼침), 반대로 배가 너무 고프거나 자극적인 음식을 먹으면 신경이 날카로워집니다(도거).

[생활 속 처방] 오늘따라 집중이 안 되고 짜증이 난다면, 내 의지를 탓하지 말고 "내가 뭘 먹었지? 어제 몇 시간에 잤지?"를 먼저 체크하십시오. 과식하지 않고(80%만 먹기), 충분히 자는 것. 이것이 '몸의 주인'이 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입니다.


2. 두 번째 조율: 한숨이 나오면 '숨구멍'을 점검하라 (조식, 調息)

서서 일하거나, 걷거나, 혹은 잠시 누워 있을 때 문득 가슴이 답답하고 숨소리가 거칠게 느껴진다면? 그것은 지금 내 마음의 평정심이 깨졌다는 가장 확실한 신호입니다. 이때 억지로 마음을 잡으려 하면 뇌압만 오르고 '상기병'이 도집니다.

[생활 속 처방] 이때가 바로 '숨'을 튜닝할 골든타임입니다. 꽉 막힌 도로 위 차 안에서, 혹은 복잡한 마트 한복판에서, 1화에서 배운 '입으로 내뱉는 숨'을 세 번만 하십시오. 거친 숨이 부드러운 숨(면면, 綿綿)으로 바뀔 때까지, 탁한 공기를 입으로 '후-' 하고 토해내는 것만으로도 뇌의 비상벨이 꺼집니다.


3. 세 번째 조율: 마음이 널뛰면 '악기 줄'을 맞춰라 (조심, 調心)

마지막은 마음의 튜닝입니다. 부처님은 우리 마음을 '거문고 줄'에 비유하셨습니다. 줄이 너무 팽팽하면(지나친 긴장/집착) 끊어지고, 너무 느슨하면(나태함/무기력)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일상에서도 이 두 가지가 늘 우리를 괴롭힙니다.

너무 팽팽할 때 (집착): 자식 걱정, 노후 걱정으로 누워서도 잠이 안 오고 머리가 터질 것 같을 때입니다. 이때는 마음의 줄을 풀어야 합니다. 생각을 멈추고 가벼운 산책을 하거나 따뜻한 차를 마시며 아랫배로 기운을 툭 떨구십시오.

너무 느슨할 때 (무기력): 소파에 기대어 TV 채널만 돌리고, 만사가 귀찮을 때입니다. 이때는 마음의 줄을 감아야 합니다. 벌떡 일어나 설거지를 하거나 방 청소를 하며, 의식을 손끝에 집중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합니다.


이 <사용설명서>는 100미터 달리기 선수처럼 악을 쓰고 살라고 만든 것이 아닙니다. 너무 애쓰지도 말고(No stress), 너무 놓아버리지도 않는(No lazy) 그 미묘한 '중도(中道)'의 밸런스를, 걷고 일하고 눕는 모든 순간에 맞춰가는 과정입니다.

독자 여러분, 오늘 하루가 엉망이었다고 실망하지 마십시오. 악기 줄은 연주할 때마다 다시 맞춰야 하는 법입니다. 내 몸과 숨과 마음을 다시 조율하면 그만입니다. 그 조율하는 과정 자체가 이미 훌륭한 삶입니다.


[천오백 년의 처방전]

"거문고 줄이 너무 팽팽하면 소리가 나지 않고 끊어지며, 너무 느슨하면 소리가 맞지 않는다. 마음을 다스리는 것도 이와 같아서, 너무 애쓰면 들뜨고, 너무 놓으면 게을러진다." (『잡아함경(雜阿含經)』, 소나의 비유)

"음식을 조절하지 않으면 몸이 무거워지고 마음이 막힌다. 잠을 조절하지 않으면 마음이 어두워진다. 몸과 숨과 마음, 이 세 가지를 고르게 하는 것(삼조, 三調)이 첫걸음이다." (『천태소지관(天台小止觀)』 조화 편)

"소리도 없고, 막힘도 없으며, 거칠지도 않다. 숨이 들어오고 나감이 고요하여 있는 듯 없는 듯해야, 비로소 바른 숨이라 한다. 이 숨을 지켜야 비로소 마음이 고요해진다." (不聲不結不麁... 若存若亡... 此是息相... 守息則定; 『釋禪波羅蜜次第法門(석선바라밀차제법문)』


[ 제1부 강의 완결 안내 ]

지금까지 6화에 걸쳐 <제1부: 내 몸과 마음의 사용설명서>의 핵심 기술들을 함께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1부를 마무리하는 [특별 에필로그]를 통해, 지금까지 배운 내용을 총정리하고 본격적인 2부의 여정을 준비하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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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화 예고]

[1부 에필로그] 이제, 마음의 바다로 나갈 시간입니다

"배 수리(몸과 숨 관리)는 끝났습니다. 이제 닻을 올릴 시간입니다." 지난 6주간의 여정을 돌아보고, <제2부: 흔들리지 않는 마음의 뿌리>라는 더 깊은 바다로 나아가기 위한 징검다리를 놓습니다.


[ 연재 일정 안내 ]

<내 몸과 마음의 사용설명서>는 매주 화요일 저녁 8시에 발행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