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을 관찰하는 것은 꼭 눈을 감고 할 필요가 없습니다.
모니터를 보면서도, 설거지를 하면서도 내 콧구멍의 바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일상의 모든 순간을 '명상'으로 바꾸는 초고효율 기술을 소개합니다.
지난 시간, 우리는 날뛰는 마음(원숭이)을 '하나, 둘' 숫자 세기로 기둥에 묶어두는 법을 배웠습니다. 이것이 익숙해지면 마음이 차분해지는 단계가 옵니다. 바로 그때, 우리는 한 단계 더 깊은 세계로 들어가기 위해 중요한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바로 숫자를 버리는 것입니다.
강을 건너기 위해 뗏목을 탔다면, 강을 건넌 뒤에는 뗏목을 버리고 가야 합니다. 육지에서도 뗏목을 이고 가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니까요. 이것이 그 유명한 뗏목의 비유(벌유, 筏喩)입니다.
2화에서 배운 '숫자 세기'는 마음의 강을 건너는 뗏목이었습니다. 잡생각이 사라지고 마음이 고요해졌는데도 계속 "하나, 둘..."을 세고 있다면, 그것은 또 하나의 집착이자 뇌에게는 노동이 됩니다. 숫자를 세는 행위 자체가 미세한 긴장을 유발하기 때문입니다.
이제 숫자를 쿨하게 놓아버릴 때입니다. 숫자를 버리고(사수, 捨數), 오직 숨을 따라가는(수수, 修隨) 단계로 넘어가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숫자를 버리고 무엇을 해야 할까요? 그저 따라가면(Follow) 됩니다. 무엇을요? 내 코로 들어오고 나가는 공기의 흐름을요.
이제 여러분은 '숫자를 세는 관리자'가 아니라, 숨을 지켜보는 관찰자가 되어야 합니다.
상상해 보십시오.
내 코끝과 목구멍, 그리고 폐 속에 초고성능 CCTV를 설치했다고 말입니다.
들어올 때: "아, 차가운 공기가 코끝을 스치고 들어오는구나... 목구멍을 지나... 가슴을 채우고... 아랫배까지 내려가는구나."
나갈 때: "따뜻해진 공기가 다시 배에서 올라와... 가슴을 지나... 코 밖으로 빠져나가는구나."
숨을 억지로 길게 쉬려 하지 마십시오. 짧으면 짧은 대로, 거칠면 거친 대로, 그저 숨의 꼬리를 잡고 졸졸졸 따라다니는 것입니다. 마치 엄마 치맛자락을 놓치지 않고 따라가는 어린아이처럼 말입니다.
이 단계에 이르면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숫자를 셀 때는 내가 숨을 쉰다는 느낌이 강했다면, 이제는 숨이 나를 쉬게 한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나와 숨 사이의 경계가 흐릿해집니다. 마음은 숨에 의지하고, 숨은 마음에 의지하여 서로 하나가 됩니다. (심식상의, 心息相依)
저는 현직에 있을 때, 늘 결과를 좇느라 과정을 놓쳤습니다. 보고서를 쓸 때도 결론부터 생각했고, 목표를 달성하면 뒤도 안 돌아보고 다음 목표로 달렸습니다. 하지만 이 단계는 오롯이 지금 이 순간의 과정을 음미하는 것입니다.
지금 코끝에 닿는 바람의 감촉, 그 미세한 느낌에 온 신경을 집중해 보십시오. 숫자라는 뗏목을 버린 자만이 누릴 수 있는, 완전한 자유가 그곳에 있습니다.
"법(가르침)조차도 마땅히 버려야 하거늘, 하물며 법이 아닌 것이랴. (뗏목의 비유)" (法尚應捨 何況非法; 『금강경(金剛經)』 중에서)
"숫자를 버리고 숨을 따라가라(사수수수, 捨數修隨). 마음과 숨이 서로 의지하게 하라(심식상의, 心息相依)." (『육묘법문(六妙法門)』 수(隨)의 단계 중에서)
"숨이 나가는 것을 따라가고, 들어오는 것을 따라가되, 마치 그림자가 형체를 따르는 것과 같이 하라." (出息入息 悉皆隨之 如影隨形; 『천태소지관(天台小止觀)』 중에서)
<내몸과 마음의 사용설명서>는 매주 화요일 8시에 발행됩니다.
다음 여정이 궁금하시다면, 글 하단의 우측에 [알림] 과 [팔로우] 버튼을 눌러주세요. 가장 먼저 당신의 알림창으로 배달해 드립니다.
제4화: 머리의 열을 발바닥으로 끄는 법 (제방편)
마음은 차분해졌는데, 뒷목이 뻣뻣하고 얼굴이 뜨겁지 않습니까? 현대인의 고질병 상기병을 잡기 위해, 끓어오르는 화기를 단숨에 발바닥(용천혈)으로 끌어내리는수승화강(水昇火降, 차가운 물의 기운은 위로 올려 머리를 식히고, 뜨거운 불의 기운은 아래로 내려 발을 따뜻하게 함)의 원리를 공개합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제5화에서는, 천태대사만의 비기(秘記)인 '아픈 곳으로 숨을 보내 통증을 없애는 법'까지 나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