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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것은 옳은 것인가?

보이는 것을 믿을까? 믿는 것을 볼까?

by 하이경

확증 편향은 불완전 근거 오류를 뜻하며, 논증의 내용과 절차 때문에 범하는 오류를 말한다. 이는 전적으로 논리가 개입된 문제라서 인문학적 연구 대상으로는 다소 난해하다. 과학적으로는 경우의 수에 따른 편향의 선택지가 다양하다고 하지만 에헤... 디지털 차원으로는 그거냐 아니냐? 킬 거냐 끌 거냐? 갈 거냐 말 거냐? 죽이냐 살리냐? 따위의 흔한 주변의 상황처럼 오로지 0과 1의 선택지에 불과하다. 말하자면, 0과 1의 조합에 근거한 연산 논리구조(and, nand, or, not 회로의 조합) 뿐이라는 점이다. 확증 편향을 수치적으로 검증하는 몇 가지 방법이 있는데, 대표적인 방법은 실험 데이터를 활용해서 통계적으로 편향을 확인하는 베이즈의 정리(Bayes' theorem)를 활용하면 된다.

대저 인문학에서는 명료한 수치의 답을 일부러 회피하기 마련이건만, 이와 달리 과학이나 공학에서는 반드시 재현가능한 정량적 답을 추구한다는 점이다. 애매하건 명료하건 또 답이 있건 없건 살아보니 인생이란 절대로 재현성을 보증하지 않고, 또 원하는 모범답안 그대로 전개되지 않는다. 그래서 쉬운 게 바른 거고 바른 게 옳은 거지 복잡한 상황에서 편향된 사실을 맹목함은 온당치 않음을 눈치채야 한다.

불완전 근거 오류는 잘못된 논증을 받아들이게끔 끌어들이는 비형식적 요소들의 집합이라는 관점에서, 자신의 견해나 주장에 도움이 되는 정보만을 선택적으로 접수하여 자신이 믿고 싶지 않은 외부 정보들은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성향을 말하는 확증편향과 동일하다. 아래에 교묘히 설계된 '가성비'의 확증편향 오류 해석을 소개한다.


가성비란 가격대비 성능이 좋다는 뜻이니 이것을 미지수 X로 하여 일차 방정식을 세우면 다음과 같다. 가성비(X) = 품질(Q)/가격(P) * 100(%) 따라서, 가성비가 좋다는 말은 품질 좋은 싸구려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싸구려(Y)를 추적해 보자. Y = 양(q)* 품질(Q)/가격(P) --> 따라서 싸구려는 양과 질에 직접 비례하고 가격에 반비례하므로, 가격이 일정하다면 양은 곧 질이다!


우리가 흔히 무엇을 믿고 있을 때, 그 믿음을 강화하는 정보만을 받아들이고, 그와 반대되는 개념을 거부하거나 반하는 것은 애써 무시하거나 왜곡하려 하는 경향이 있다. 이 현상은 인간의 사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자신이 옳다고 믿는 방향으로 세상을 이해하려 하기 때문이고 또 그렇게 살아간다.

하지만 확증 편향은 때로 우리를 험한 낭떠러지로 인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정치적 이슈나 사회적 논란에서 우리는 자신과 같은 의견을 가진 사람들의 주장만 듣고, 그와 반대되는 의견은 배척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소통과 대화의 장을 좁히고, 상호의 이해를 방해한다. 결국, 사회적 분열을 초래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논의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를 어떻게 이를 극복할 수 있을까? 가장 중요한 것은 혜안을 갖는 것이다. 자신과 다른 의견을 듣고, 그 속에 담긴 이유와 근거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또한, 의도적으로 다양한 관점을 접하려는 자세도 역시 중요하다. 그리하면 우리는 좀 더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질 수 있게 된다. 확증 편향은 우리 모두에게 존재하는 본능적 결함이다. 그러나 이를 인식하고 그에 맞서는 방법을 찾는다면, 더 넓은 세상을 이해하고 보다 성숙한 의견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까닭에 구 소비에트 연방의 통수권자였던 이오시프 스탈린의 언급은 오늘날 우리의 뼈를 때린다.

"현명한 자는 보이는 것을 믿고, 멍청한 자는 믿는 것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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