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이 아님을 증명해 주마.
동의보감(東醫寶鑑)은 허준이 편찬한 한의학 서적으로, 1613년(광해군 5년)에 완성되어 동아시아 의학에서 중요한 고전 중 하나이다. 중국의 전통 의서를 참조하면서도 조선의 환경을 반영하여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세간의 평가로는 한의학 백과사전으로 통한다.
특히 사람을 네 가지 체질로 분류하고 각 체질에 맞는 치료법을 적용하는 기초를 제시하여, 체질과 환경을 고려한 치유개념을 강조하였고, 이는 오늘날에도 한의학 교육과 연구에서 중요한 자료로 활용된다.
그러나 허준이 주장하는 체질론적 사상의학은 의학 통계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넓게 보자면, 어떤 치료법이 효과적인지 경험적으로 쌓아왔다는 점에서는 일종의 역학적 통계라고 볼 수도 있지만 현대적 의미의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한 건 아니고, 오랜 임상 경험과 꾸준한 관찰을 통하여 비등한 패턴을 찾았다고 볼 수도 있다. 사상의학은 엄밀한 통계적 분석과정의 관점에서 보자면 객관성이 결여되어 있다고 봄이 타당하고, 경험적 요소나 분류에 의존하다 보니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기본적 사상은 사람을 태양인,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 네 가지 체질로 나누고, 여기에 맞는 치료법을 적용하는 방식이지만, 이는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경험에서 차용된 것으로 사람의 체질에 따른 관리법을 체계적 방법으로 서술하고 있다.
현대 의학에서는 유전자, 생활습관, 면역체계나 환경 등 다양한 요소가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에 사상의학의 체질적 구분이 정교한 연구를 통해 보완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긍정적 의심이 당연하다. 아득한 연구 개념이지만, 체질과 건강의 관계를 보다 구체적이고 과학적으로 분석하여 객관적 데이터를 축적한다면 사상의학 분야도 충분히 발전할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
신경맥인 경락의 자극을 바탕으로한 침구 시술법은 신비한 효능으로 유명하지만, 약제를 기반으로 하는 한의학 치료법이 단순한 플라세보 효과인지, 아니면 명확한 약리 작용에 기반한 것인지에 대한 연구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예를 들어, 한약을 알약처럼 만든 탄이약(呑以藥)은 복용이 간편할 뿐만 아니라 심리적 안정감을 줄 수도 있다. 현대 의학에서도 플라세보 효과는 중요한 연구 주제다. 어떤 치료법이든 환자가 신뢰하면 더 나은 효과를 얻어 낼 가능성은 실험으로 검증된 사실이니, 치료 효과를 객관적으로 분석한 데이터가 축적된다면 더 많은 종류의 다양한 환자들에게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과거 가편(아편)을 진통제뿐만 아니라 응급상황에서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기도 했다. 강력한 진통 효과로 양의학에서도 적극 활용된 사례가 있었지만, 오늘날에는 부작용과 의존성 문제로 인하여 엄격한 규제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민간요법이나 전통 의학이 시대의 발전에 따라 변화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마찬가지로, 한의학에서도 현대적 연구와 검증을 거쳐 효과적인 치료법을 발전시키는 비임상 및 전임상 과정이 전적으로 필요하다고 보는 이유이다. 과거의 경험을 존중하면서도, 현대적 기준의 치료법을 합치 시킨다면 신뢰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한의학은 전통과 경험의 착오법을 바탕으로 발전해 왔거니와, 이제는 과학과 접목하여 더욱 객관적으로 연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최근 한의학도 데이터 분석이나 실험을 통한 검증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기에 전통을 넘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의학적으로 플라세보 효과는 100% 순 거짓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료 효과를 배가시킨다는 임상실험의 결과가 한편으로는 놀랍다. 그래서 전통 의학과 현대 의학은 상호 대립의 개념이 아니라고 판단해야 한다. 역사로 쌓아온 지혜를 연구개발의 실증으로 융합한다면 신뢰성을 보증하는 현대의학의 장르로 도약할 가능성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