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모든 사기에 대하여

존재의 이유가 없는 우주는 사기인가?

by 하이경

그대와 내가 존재하는 이유는 확실하고 또 분명하다. 그러나 존재의 이유가 불확실하고 불분명한 우주는 그 어떠한 인과관계나 함수관계도 존재하지 않는다. 사실일까? 미안하게도 나의 답은 '그렇다'이다.

함수 관계를 정의하는 것은 중요한 개념이다. 수학적으로 함수란 한 집합의 각 원소가 다른 집합의 원소와 대응되는 규칙을 말하는데, 함수 y=f(x)가 있다면, 미지수 x 내지 상수 y의 입력값에 대하여 정확히 하나의 출력값을 지정해주는 대칭 관계를 우리가 배워온 수학에서 함수로 정의한다.

현존하는 모든 유기체 즉, 탄소분자 고리에 엮여 있는 거의 모든 생물체들은 우익(바른손)이 대부분이다. 하다못해 DNA 나선구조부터가 희한하게도 우측 방향으로 꼬여 있음은 우연이 아니다. 지구가 돌아가는 자전방향의 물리적 현상에서 기인한 것일지는 모르거니와, 그렇다고 좌익(오약손)에 문제가 있다거나 틀렸다는 의미는 더욱 아니다. 이것은 우주를 지배하고 있는 현상인 시메트릭(Symmetric) 즉, 대칭성에 관한 얘기이기 때문이다. 인간도 완벽한 대칭이 아니듯 (당신의 증명사진을 보거나 거울을 보면, 당신의 모습이 완벽한 대칭이 아니라는 것을 금방 이해할 수 있다.) 과학적으로 우주 역시 온전한 대칭이 아니라 슬쩍 비틀어진 좌, 우의 조합이다. 따라서 타원 함수의 대칭성(Symmetry of elliptic functions)을 우주에 투사하려는 인간들의 헛된 망상은 아직까지 요원한 상상에 불과하다. 우주라는 존재 자체가 사기가 아닌 다음에야 완벽한 대칭이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열, 유체공학 전공자마저 완벽한 사기인지 잘 알 수 없는 헷갈리는 문제가 있는데, 문제를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문제) 다음에 나열한 열기기(熱器機) 항목에서 성격이 전혀 다른 한 가지를 선택하시오.

1. 콘덴서(condenser)

2. 응축기(凝縮機)

3. 케패시터(Capacitor)

4. 복수기(復水器)

5. 열교환기(熱交換機)


어디서 많이 들어봤음직한 용어들이지만, 확실하게 잘 모르겠기에 답을 아무거나 찍었다면? 당신은 이 분야의 전공자가 아니거나, 혹은 이공계열이 아닐 것으로 판단한다. 그렇지만 안심하라! 그리하여 모든 문제에는 반드시 답이 있을 것이라는 억측의 모난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 문제 역시 함수관계가 전혀 없는 엉터리 사기성 문제이다.

위 문제항목 1~5까지 전부 성격이 동일하므로 답이 없다는 점이다. 흰 구두가 백구두이고, 화이트 슈즈 (White shoes)이며, 스카르패 비안체 (scarpe bianche)라는 말장난으로 애교 있는 사기를 치고 있는 이분야 과학기술자들이 허다한 이유는 분명하다. 그건 사기를 모르는 지렁이나 강아지가 아닌 순정품의 인간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가 사기라는 증거는 아직 없다. 그러나 이 명제의 역으로, 우주는 사기가 아니라는 증거 역시 없다. 지금껏 우리가 알고 있는 거의 모든 사실들 역시 조작되고 편집된 사기가 아니라는 증거가 없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다음은 우리가 알고 있는 사기성 발언의 일부이다.

-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말은 되지만 사기다)

- 최후의 도덕은 법률이다? (전혀 그럴리가 없다)

- 영혼을 팔았다! (사기는 아니되 순 거짓말이다)

- 인간은 사회적 동물?(사기성이 가장 농후하다)

(이하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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