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귀와 삼엽충의 대결

제국의 ‘전략적 유통기한’을 묻다

by 하이경

최근 중동에서 전개되는 미국의 정밀 타격과 이란의 대응을 보며 대중은 첨단 무기의 화력 격차에 주목한다. 그러나 국제 정치를 문명사적 데이터로 분석해 온 이들에게 이 광경은 전혀 다른 층위의 서사로 읽힌다. 그것은 250년 역사의 ‘신흥 포식자’ 사마귀(미국)가 수억 년의 생존 데이터를 축적한 고대 생물 삼엽충(이란/페르시아)의 등껍질을 두드리는 형국이다. 사마귀는 날카로운 앞발로 자신의 의지를 관철하려 하나, 역사의 데이터는 찰나의 권력이 영겁의 생존력을 굴복시킨 사례가 극히 드물음을 경고하고 있다.


로마와 스페인이 남긴 ‘과잉 확장’의 데이터

보수적 가치의 핵심은 '경험과 역사로부터 배우는 지혜'에 있다. 과거 로마와 스페인은 당대 최고의 패권국이었으나, 그 몰락의 징후는 역설적이게도 가장 강력한 무력을 휘두를 때 나타났다.

'로마 제국 쇠망사'를 집필한 에드워드 기번이 지적했듯, 로마는 변방의 소모적인 분쟁에 국력을 투여하다 내부 시스템의 붕괴를 초래했다. 16세기 스페인 역시 ‘무적함대’라는 압도적 화력을 가졌으나, 끝없는 전쟁 비용과 경제적 공동 (空洞)을 견디지 못하고 몰락의 길을 걸었다. 제국이 자신의 의지만을 과신하여 ‘전략적 과잉 확장’의 덫에 걸릴 때, 사마귀의 앞발은 화려할지언정 그 생명 주기는 급격히 단축된다


페르시아(이란), 정복당해도 멸종하지 않는 문명의 내공

반면, 삼엽충으로 비유되는 페르시아의 역사는 ‘생존의 데이터’ 그 자체다. 이들은 알렉산드로스, 몽골, 아랍이라는 거대한 포식자들에게 물리적으로 정복당했을 때조차, 특유의 문화적 흡수력으로 침략자를 거꾸로 동화시켰다. 그들에게 승리란 상대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풍파 속에서도 정체성을 유지하며 ‘살아남는 것’이다. 5,000년 이상의 역사속에서 수많은 제국들의 명멸을 지켜본 이들에게 미국의 250년은 거대한 역사적 흐름 속의 짧은 파동일 수 있다. 사마귀의 공격이 ‘사건(Event)’이라면, 삼엽충의 존재는 ‘구조(Structure)’로 봄이 타당하다.


선택은 의지이나, 결과는 데이터가 결정한다

미국이 행사하는 무력은 분명 그들의 ‘선택에 의한 의지’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의지의 성적표는 당장의 전과 (戰果)가 아닌, 역사가 기록하는 데이터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사마귀의 춤이 화려할수록 제국의 에너지는 소진되며, 이는 결국 스스로를 ‘로마의 결론’으로 떠미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 국가 지도층은 당장의 타격감에 도취하기보다, 제국의 전략적 유통기한을 냉정히 계산해야 한다. 사마귀의 앞발은 날카롭지만, 역사의 시간은 언제나 끈질긴 생명력을 가진 자의 편이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불행하고, 또 불행하다! 전쟁을 비즈니스로 빙자하여 주식으로 돈을 번 들 어디에 쓸 것이며, 그 돈벌이는 정의롭고 또 정당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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