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by 보라빛창가 May 10. 2022

내 조카는 사람이 아닙니다

냥냥이 이모

언니는 아기가 없는 일명 딩크족이다.

결혼은 엄청 일찍 했는데 어찌어찌하다 보니 아기를  낳지 않게 되었다. 내가 엄마가 되었을 때도 언니는 경험이 없어 어찌해야 할지도 몰랐고, 아무런 도움을 줄 수 없는 언니가 내심 원망스럽기도 했다.


그러다 어느 날 느닷없이...

그녀가 엄마가 되어버렸다.

아파트 분리수거장에서 쓰레기를 버리고 있었는데 양이 울음소리가 들려서 가보니 상자에 아기 고양이가 들어 있었고 그냥 두고 올 수없었던 언니와 형부는 고양이를 집으로 데리고 오게  되었다고 한다. 먹이와 물이 놓여있고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 걸 보면 누군가 키우다 버린 것이 분명했다.(정말 나쁘다ㅠ)


그즈음 언니와 형부는 부부 사이가 소원한 상태였다.( 나중에 들은 바로는 조금   심각했었다고...)

그러나 그 작은 고양이 한 마리로 인해 집안 분위기는 완전히 바뀌었다. 고양이 타워를 설치하고 고양이가 삼키면 위험한 작은 물건들을 숨기고 고양이 용품들은 점점 늘어났다. 아기 키우는 거랑 별 다를 바 없었다. 고양이를 돌보는 일은 힘들었지만 그 녀석이 주는 기쁨은 상상 이상이었다. 형부는 회사에서 고양이 보러 가는 시간만 기다렸고 언니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두 사람은 어느새 고양이 박사가 되어 있었고 공통의 관심사가 생기면서 둘의 관계가 점점 회복되었다.


언니가 고양이를 데려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집에  가보니 피식 웃음이 나왔다. 바닥에는 로봇 생쥐 , 깃털, 공 등 양이 장난감이 굴러다니고 벽지와 소파는 고양이 발톱 자국으로 엉망이었다. 항상 깔끔했던 언니네 집이 아기 키우는 집처럼 변해 있었다. 까만 옷을 입은 언니와 형부의 옷은 온통 고양이 털이 가득했지만 둘의 표정은 어느 때보다 생기 있어 보였다.


복돌이 전용배게... 버튼을 누르면 팔딱거린다ㅎㅎ
도도한 녀석

"이름이 뭐야?"

"응, 복돌이야"

"왜?"

"이 녀석이 들어오고는 좋은 일만 생겼거든"

"진짜 맞네!"


작은 존재에게는 어떤 신비한 힘이 있는 까?

이모가 조카를 이뻐하듯 언니네 갈 때마다 난 복돌이 간식과 장난감을 사 간다. 전에는 고양이가 무슨 조카야 하며 우습게 생각했지만 복돌이를 자식처럼 진심으로 대하는 언니를 보며, 나도 점점 진심으로 조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고양이와 사람이 다르긴 하지만 육아 선배로서 언니에게 이런저런 조언을 해주었다. 언니와 형부는 복돌이와의 만남으로 인생에서 가장 큰 변화를 겪었다. 물론 복돌님이 부르시면 굽실대며 시중들게 된 것은 나에게 일어난 변화라면 변화이다.


복돌!
비록 넌 사람이 아니지만
참으로 귀한 녀석이야!!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자~^^



복돌이 외로울까봐 둘째 황금이도 입양했다
작가의 이전글 특별한 나를 위한 평범한 상차림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