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같이 평범한 사람은 약간씩 다르다는 것만 알 수 있는데 고양이 집사들은 귀신같이 알아듣고 불편사항을 척척 처리해준다.
야옹 한마디에 모래 갈아주고, 또 야옹 한마디에 쭈르(고양이 간식)를 대령한다.
키가 190이 넘는 형부가 쪼그리고 앉아 간식을 주는 모습이 참 어색하면서도 한편으론 흐뭇하다.
복돌이는 내가 아직 어색한지 가끔 언니네 집에 가면 처음엔 숨는다. 그러다 내가 관심 없는 척하면 한 단계씩 범위를 좁혀가며 내게 다가온다.그럴 때 눈을 깜빡이고 코에 손가락을 가만히 대면(고양이 이모로써 고양이에 대한 많은 지식이 생김) 복돌이도 눈을 깜빡이며 내 냄새를 기억한다.
이럴때 보면 고양이는 엄청 우아한 동물 같다.
나를 만나고 싶으면 매너와 격식을 차리라는 것 같다.
집사 초보때 언니와 형부는 고양이 번역기라는 것을 샀다고 했다.
처음엔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았다.
"세상에나 그런 게 있어?"
"너무 답답해가지고,,, 하루 종일 야옹 대는데 뭘 원하는지 모르겠더라고. 속는 셈 치고 한번 사봤어.."
그 후 언니는 복돌이가 이런 말 했다고 가끔씩 톡을 보내왔다. 주로 뭐 해달라는 말이었다. 그중에 하나 가장 기억 남는 말은 사랑해달라는 말이었던 거 같다. 그 말을 듣고 나니 눈물이 핑돌았다. 이 세상 모든 존재는 사랑받고 싶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