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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라빛창가 May 23. 2022

싸이월드가 끄집어낸 나의 스물다섯

호치키스로 찍어서 묻고 싶은 추억들

싸이월드가 서비스를 다시 시작했다

반가운 마음에  십몇년만에 로그인을 했다.

그런데 사진첩이 텅 비어 있었다.

알고 보로그인을 하고 나면 사진이 복구된다고 한다.  2~3주 정도 지나자 복구 알림이 왔다.

판도라의 상자를 열듯이 떨리는 마음으로 열어보았다.


푸하하!!

나... 진짜 촌스러웠다. 어떻게 저러고 다녔지...

근데 피부는 뽀샤시하다. 역시 어린 게 좋긴 좋다.

사진을 하나씩 넘기니....

처음엔 웃음이 나왔지만 점점 얼굴이 굳어졌다.  

여러 가지 기억이 되살아났다. 좋은 추억도 있었지만 가슴 아픈 기억들이 더 많았던 것 같다.  

너무 창피해서 *호치키스로 찍어서 땅에 묻고 싶은 기억들도 생각났다.  


한 사람이 어른이 되기 위해 얼마만큼의 상처를 받게 되는 걸까?  

물론 지금도 상처를 받고 있으니 죽기 전까진 끝이 없는 것 같다.  

그래도 사진은 뭐가 좋다고 미소가 가득하다.  

내 나이 스물다섯...  

아픈 만큼 재밌고 신나는 것도 많았던 것 같다.

대학을 졸업하고 IMF 이후 취직이 어려워진 시절 겨우 취직했지만 내 힘으로 번 돈으로 사고 싶은 것도 사고 여행도 가고  부모님께 용돈도 드리고....  

리즈 시절이 별건가 싶다.  

참 빛나는 시절이었던 것 같다.

그때의 나에게 딱한 마디 하고 싶다.

너 정말 수고했어...


(근데 너 나중에 쌍둥이 엄마 되는 것 몰랐지...ㅋㅋ)


*호치키스 : 우리 때는 스테이플러를 이렇게 불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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